천안함 전사자 故 정종율 상사 부인 별세…"미성년 자녀 어쩌나"

입력 2021-07-22 15:49
수정 2021-07-22 15:57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된 천안함 전사자 중 한 명인 고(故) 정종율 상사의 부인이 최근 암투병 끝에 사망하면서 유족으로 남은 외아들 정 모 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안함 폭침 당시 6살이었던 정군은 현재 고등학교1학년(17세)이다. 정군은 2015년 천안함 5주기 추모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아버지를 그리는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정군의 사연은 과거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대령이 21일 자신의 블로그와 SNS에 이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최 대령은 "(고인은)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한한 생떼같은 고교 1학년 아들 하나만 세상에 두고 눈도 제대로 못감고 돌아가셨다”면서 “2010년 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오늘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어머니까지 잃었다”고 적었다.

최 대령은 “(보험업에 종사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던) 부인은 주변에 폐 끼칠까봐 암투병 사실을 알리지도 않고, 외로이 투병하다가 제게 조용히 하나뿐인 아들을 부탁하고 가셨다”며 “조국을 위한 남편의 의로운 죽음이 자주 폄훼되는 것이 평소 깊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고 지인들이 전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23일 야권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메시지를 내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SNS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었을지 가늠조차 힘들다"며 "전준영 생존자전우회장과 통화했다.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SNS에서 "아버님에 이어 어머님까지 떠나보내 드린 17세 아드님의 큰 슬픔에 위로의 말을 찾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홀로 남겨진 고인의 아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조의를 표했다. 유 전 의원은 "홀로 남겨진 이 아들은 우리 모두가 돌봐야 할 우리의 아이다. 우리 공동체가 따뜻하고 강함을, 이 아이가 외롭지 않음을 많은 분이 증명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은 원희룡 제주지사는 SNS에 "천안함 유가족만의 슬픔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천안함 전우들의 아픔만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 공동체가 홀로 남겨진 아드님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가보훈처는 "현재 고 정종율 상사의 자녀는 미성년(고1)으로 19세까지 기존에 고인에게 지원되고 있던 보상금을 자녀에게 지급하고, 이후 성년이 되면 조부모에게 지급한다"며 "진학에 따른 학비는 현재 고교 뿐만 아니라 대학교까지 등록금 면제와 학습보조비가 지급된다"고 밝혔다.

또 "(정 군은) 졸업이후 취업지원 대상으로 보훈특별고용 및 취업수강료 등을 지원받는다"며 "국가보훈처는 현 제도상 다각적 지원을 통해 고 정종율 상사 자녀가 성년으로 성장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