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에스티(사진) 등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든 시장이 있다. 연 8조원 이상 팔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시장이다. 이들은 스텔라라의 2년 뒤 특허 만료와 함께 ‘제2의 램시마(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신화’를 만들겠다며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억달러 기술수출한 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DBM-3115’를 인도 인타스에 기술수출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총 계약 규모는 1억500만달러(약 1208억원)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달러, 임상 단계별 기술료 9500만달러를 받는다. 또 제품 판매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가져가기로 했다. 인타스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동아에스티는 한국, 일본, 아시아 일부 국가의 판매 권리를 갖는다. 인타스는 영국의 어코드헬스케어를 통해 미국, 유럽에서 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인타스는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매출의 70%를 내고 있어 선진시장 안착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게 동아에스티의 설명이다.
동아에스티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3년 DBM-3115 개발에 들어간 지 8년 만에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작년 7월 DBM-3115의 권리를 동아에스티에 이전했다. 생산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인 디엠바이오가 담당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분기 미국,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에서 DBM-3115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미국, 유럽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지역별로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미국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지난해에만 8조8600억여원(약 77억700만달러)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적응증은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이다. 얀센의 레미케이드와 애브비의 휴미라, 암젠의 엔브렐 등과 비슷한 적응증을 갖고 있다. 이들 제품 모두 특허가 만료돼 셀트리온의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나와 있다.
스텔라라는 2023년 9월 미국, 2024년 7월 유럽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스텔라라는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인터루킨 억제제다. 레미케이드·휴미라·엔브렐 등 ‘종양괴사인자(TNF)-알파’ 억제 방식의 약물이 듣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글로벌 경쟁도 치열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전(戰)엔 주요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상당수 ‘참전’했다. 한국에선 지난 1월 유럽 임상 3상에 착수한 셀트리온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내년 하반기 임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을 위한 509명의 환자 모집도 마쳤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하는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달 초 폴란드, 체코 등을 포함한 8개국 임상 3상에 들어갔다.
해외에서도 개발이 활발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엔브렐 개발 경험이 있는 미국 암젠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 단계로 내년 8월 임상 완료가 목표다. 중국의 바이오테라솔루션 역시 임상 3상에 들어갔다. 2023년 5월까지 임상을 끝낼 계획이다.
이주현/김우섭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