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 사상 최고가…'반·전' 통했다

입력 2021-07-21 18:06
수정 2021-07-22 02:12
SK머티리얼즈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2분기 호실적에 이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SK머티리얼즈는 6.85% 오른 42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흘 연속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SK머티리얼즈 주가는 상반기 내내 30만원 초중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15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0만원대를 돌파했다. 이달 들어 21.39% 뛰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이 구체화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머티리얼즈는 20일 미국 실리콘 음극재 기업인 그룹14테크놀로지스와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 합작사를 통해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실리콘 음극재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수명과 용량, 충전 속도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SK머티리얼즈가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특수가스 모노실란이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SK머티리얼즈는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R&D 투자액은 2018년 34억원에서 지난해 148억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 산업가스 제조사 한유케미칼(현 SK머티리얼즈리뉴텍)을 인수하고 지난해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를 자회사로 설립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했다. 그 결과 주력 제품인 삼불화질소(NF3)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30% 아래로 떨어진 반면 산업가스와 식각가스 등 신사업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요 기업 중 가장 적극적이고 과감한 M&A를 펼치고 있다”며 “기존 사업과 신규 전략 투자 모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탄탄한 실적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2분기 매출 2801억원, 영업이익 681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1%, 영업이익은 20.3%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24.0% 늘어난 2901억원이다.

단기 주가 급등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20일과 21일 이틀간 리포트를 발표한 8개 증권사 중 7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48만2500원이다.

SK머티리얼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 수준으로 역사적 밴드 상단에 올라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소재 업체들의 12개월 선행 PER은 평균 27배 수준이다.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은 “사업 다각화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밸류에이션이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