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우세했던 진단키트주가 재상승의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혜를 통한 성장 기대감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업체, 기술개발(R&D) 모멘텀이 유효한 바이오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인 씨젠은 전날 8만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씨젠의 주가는 이달 초(8만5500원) 대비 5400원(6.3%) 하락했다.
반면 랩지노믹스와 휴마시스는 각각 2만8650원, 2만150원으로 이달 초 대비 각각 14.8%, 8.0% 상승했다.
당초 진단키트 관련주는 집단면역 달성 국가 증가와 백신 접종률 상승에 특수가 상반기 중 끝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진단키트 수요가 계속되며 기존 전망을 뒤집고 있다.
지난해 12월 화이자의 백신 접종 개시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종식될 수 있다는 시장에서의 기대감과 달리 일부 선진국 위주의 백신 접종 쏠림이 나타나면서 일상 생활 복귀에 대한 희망은 일부 국가에서만 가능한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로 인한 감염 확산도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해제가 언제 가능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최근 백신 미접종자들 사이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백신 미접종자가 있는 한 집단 면역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효과는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에도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확대됨에 따라 백신 2회 접종률도 50~70%까지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률 상승뿐만 아니라 경증 환자 대상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에 보급이 확산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독감 바이러스처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헬스케어 업종은 코로나19 수혜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이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은 원활한 반면 개발 도상국 공급 목적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증대로 하반기 및 2022년 백신 CMO 업체의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백신 CMO 또는 개발 업체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하락할 수 있지만 실적 개선을 통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화이자, 모더나 유통 온도 고려 시에 냉장 유통이 가능한 백신 CMO 수요는 높을 것"이라며 "융합 항원 기반의 노바백스 백신 CMO, 융합 항원 기반의 GBP510 백신을 개발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을 내로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이 예상되는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Sputnik) V의 CMO 중 하나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백신 CMO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천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상반기에 확보한 3공장 수주의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올 하반기로 갈수록 3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시에 IV(정맥주사) 제형의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계약 기반의 기존 수주 물량 생산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가 하반기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유럽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개별국가로 진출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 연구원은 "정부의 재정 고려 시에 비싼 해외 업체의 백신을 구매하는 것보다 국산화를 통해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일부 선구매 계약을 통해 개발 비용을 보존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