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리즈 때는 연기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 엄지원이 드라마에 이어 영화 '방법:재차의'를 촬영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엄지원은 21일 영화 '방법:재차의'(김용완 감독) 개봉을 앞두고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한경닷컴과 만났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방법'에 이어 '방법:재차의'에서 엄지원은 전직 사회부 기자로 독립뉴스채널 도시탐정 대표를 맡은 임진희 역을 연기했다.
그는 "극장에서 개봉을 하게 되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영화로 만나 감회가 새롭다. 드라마로 원작을 시작했기에 스핀오프가 영화로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정말 여름 오락 영화처럼 나와서 감사의 마음이다.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극중 임진희(엄지원)는 라디오 출연 중 3개월 전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살인사건의 범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살아난 시체 '재차의(在此矣)'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방법사 백소진(정지소)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임진희와 합심해 미스터리의 진실을 파헤친다.
엄지원은 그동안 드라마 '산후조리원', 영화 '기묘한 가족', '미씽:사라진 여자', '마스터' 등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해왔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확장된 '방법:재차의'에서 미스터리의 실체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흡입력 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방법 유니버스’로 안내한다.
그는 "러닝타임 내내 제가 나온다는 생각을 안하며 봤더니, 새삼스럽게 '혼자 연기 많이했네' 싶었다. 촬영할 때는 어떻게 재차의가 구현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연기의 강약에 대한 고민을 했다. 블루 스크린용 연기를 처음 해서 어색함이 많았다. 한번 해봤기에 다음번엔 정말 잘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 같은 인물을 연기했기에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 조금 더 수월했다. 이미 한번 체화된 인물이기에 확실히 장점이 있더라. 시사회에서 연기를 보고 '드디어 찾았다'고 했다. 머릿속에 다음 시리즈를 하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귀띔했다.
'방법:재차의'는 엄지원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는 "시리즈의 중심에 임진희라는 여자가 있다는 것, 남성 캐릭터가 할 수 있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것이 여기자라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방법'의 세계관을 스크린으로 확장한 '방법: 재차의'는 K-좀비 열풍을 일으킨 천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드라마에 이어 영화의 각본을 맡고, 드라마 '방법'의 오리지널 제작진 김용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의 샤머니즘과 오컬트를 접목해 손발이 오그라지게 하다 죽도록 저주하는 ‘방법’(謗法)에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라는 신선한 소재를 접목했다.
엄지원은 "드라마는 회당 에피소드가 중요했는데, 영화는 2시간 이내에 한 에피를 밀도 있게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 달랐다. 드라마보다는 영화의 밀도와 오락적 완성도가 조금 더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연상호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에 대한 놀라움도 전했다. "재차의는 K-좀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촬영할 때 이상한 무서움과 멋있다는 생각을 함께 했다. 액션신들이 군무 같은 느낌도 있고 위협적이면서도 멋있었다. 넋을 놓고 바라봤다. 그런 부분 재밌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여름 호러 작품이 연달아 개봉하는 것에 대해 "'방법:재차의'는 호러, 스릴러보다 미스터리 액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도 주술을 통해 핸들링한다는 코드가 재미있지만 액션 오락물이라고 설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엄지원은 "드라마를 안 본 분도 하나의 다른 영화로 보셔도 무리가 없는 영화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본 분들은 애정도가 있기에 우리가 좋아했던 '방법'의 색깔이 드러나는 구나라고 느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영화는 오는 28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