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관련주가 활짝 웃었다. 그동안 탈(脫)원전을 내세웠던 정부가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원전을 다시 가동하기로 결정해서다. 원전 재가동으로 전력난 우려가 사그라들자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는 주춤했다.
20일 국내 원전 대장주 두산중공업은 1.21% 오른 2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진(12.87%), 한전기술(12.64%), 한전KPS(2.45%)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정부가 멈췄던 원전을 다시 가동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전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 원전 3기(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를 이달 순차적으로 재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폭염과 산업생산 확대로 ‘블랙아웃(광역 정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공급 전력의 여유분을 뜻하는 전력예비율은 이번주 안정권(10%)의 절반 이하인 4%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원전 재가동으로 급한 불은 껐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전주는 지난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해외 원전 사업에 공동 진출키로 합의한 뒤 6월 초까지 강세를 보였다. 두산중공업은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30.21% 급등했다. 이후 원전주는 약 한 달 동안 횡보를 거듭하다 이번 원전 재가동 발표로 일제히 반등했다.
반면에 전력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는 원전 재가동 소식에 주춤했다.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한 옴니시스템은 이날 2.34% 빠진 35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스코비(1.19%), 스맥(3.13%)도 동반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전 관련주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갑작스러운 전력 수급 문제나 탈원전 정책 기조 변화 등에 따른 주가 변동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정됐던 원전 재가동의 시기만 조정된 것뿐이어서 탈원전 정책 기조가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블랙아웃 등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련주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