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네티즌, '범 내려온다' 현수막도 트집…"반일이 우선인 나라"

입력 2021-07-20 11:48
수정 2021-07-20 11:49

2020 도쿄 올림픽 개막까지 사흘을 앞둔 가운데 이순신 명언 현수막으로 트집을 잡았던 일본 측이 또 선수촌에 걸린 대한민국 대표팀의 현수막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7일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범 내려온다’는 문구와 한반도 모양 호랑이가 그려진 현수막을 내걸었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의 한 구절로 최근 화제가 된 밴드 이날치의 곡 제목이기도 하다.

이는 지난 14일 ‘신에게는 아직 오천만 국민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된 현수막이 일본의 반발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에 따라 교체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따온 해당 현수막에 대해 일본 현지 극우 정당인 일본국민당의 의원 등 일부 세력은 ‘반일 조장’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개입해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라며 이순신 현수막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결국 대한체육회는 이를 받아들이고 철거했다.

일부 현지 시민들과 네티즌은 새로 내건 '범 내려온다' 현수막마저 ‘반일’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현지 한류 전문 매체 ‘와우코리아’는 지난 19일 일본 네티즌이 대한체육회가 내건 새로운 현수막에 분노하며 한국의 대처가 어이없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범 내려온다’ 현수막에 대해 ‘‘일본이 조선 호랑이를 멸종시켰다’는 믿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일부 네티즌은 새 현수막에 독도 표기가 보인다며 “현수막으로 빚어진 혼란을 틈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속셈”이라고 비난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일본은 ‘욱일기’ 사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앞서 대한체육회가 ‘이순신 현수막’을 철거하면서 욱일기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IOC 약속을 받아냈지만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욱일기는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며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