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제거된 원유증산... 원유 투자는 '청신호' [독점 UBS리포트]

입력 2021-07-20 11:46
수정 2021-08-19 00:01

서부텍사스원유(WTI), 북해산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 완화(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OPEC+는 다음달부터 내년 4월까지 하루 평균 증산량을 매월 40만배럴씩 늘리고, 내년 5월부터 4개월 동안은 43만2000배럴씩 공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반적인 위험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7월 중순 최고가에 비해 약 7% 하락했다.

이처럼 원유 공급을 늘리기로 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UBS는 원유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배럴당 72.40달러에서 9월말쯤엔 8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 시장의 초점은 이제 공급 문제에서 수요 증가에 맞춰져야 한다.
공급 협정에 대한 석유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조용하다. 올해 연말까지 세계 원유시장에 200만 bpd가 추가 공급되는 방안이 이미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합의가 최종 타결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제 석유 공급량에 대해 중기적으로 보다 명확성을 갖게 됐다. 이제 투자자들은 관심을 경제 재개장 쪽으로 돌려야 한다.

2. 올 여름에는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예측 데이터에 따르면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석유 수요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최근 평균 7일 동안 미국과 유럽의 비행 활동은 2019년 수준보다 약 17%와 37% 낮은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약 60% 미만이었다.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의 고속도로 활동량이 2019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휴가 여행, 기업 출장 등 그동안 억압돼 있던 수요의 물결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원유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전 세계 석유 수요는 2020년 4월의 최저치인 7800만bpd에서 현재 9700만bpd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UBS는 올해 안에 전세계 수요가 9900만 bpd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3. 증산 합의는 미확정, 봉쇄조치가 재개되면 뒤바뀔 수 있다.
OPEC+는 9월 1일에 다음 회의를 개최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석유 수요를 급감시키는 새로운 봉쇄조치로 이어진다면, OPEC+는 원유 공급을 늘리기로 한 결정을 중단하거나 뒤집을 수도 있다. 또한 일부 국가의 경우 생산능력이 감소함에 따라 매달 생산량을 늘리지 못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 증가 지침은 확정된 게 아니고, OPEC+ 외부의 산유국들에게 2022년 자체 생산 계획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러한 목표를 고려하라는 신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리스크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브렌트유를 투자(long 포지션)할 것을 권고하며, 가격이 더 하락할 경우에 대비해 '만기가 더 긴 월물(longer-dated oil contracts)'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더할 필요가 있다.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 상품통화(캐나다 달러, 러시아 루블, 노르웨이 크로네 포함)와 에너지주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에너지 부문 주식들은 현재 매력적인 가치로 거래되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도 자사주 매입 등과 같은 주식환매(buyback)를 확대하고 배당금 지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