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패키지 공정 필요 없는 '와이캅' 기술 개발…글로벌 자동차 기업 32곳서 적용

입력 2021-07-20 16:03
수정 2021-07-20 16:31
서울반도체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발광다이오드(LED) 핵심 기술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중간 기판 없이 LED 칩을 인쇄회로기판(PCB)에 바로 연결하는 와이캅(WICOP)과 자연광 스펙트럼을 재현한 썬라이크가 대표적이다.

서울반도체는 2012년 세계 처음으로 와이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와이캅은 일반 PCB 조립 라인에서 패키지 공정 없이 LED 칩을 기판에 직접 장착하도록 설계한 서울반도체 고유의 LED 기술이다. 기존 리드프레임, 골드와이어, 기판 등 추가 부속품을 줄여 작고 섬세한 빛을 표현할 수 있다. 일반 LED와 달리 아주 작게 만들 수 있어 얇고 작은 렌즈 구성을 하기 쉬운 게 장점으로 꼽힌다.

와이캅 기술은 전 세계 고휘도 TV 및 모바일용 LCD 백라이트, 고출력 일반 조명 등 디스플레이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TV 출하량(약 2억2000만 대)의 18%, 태블릿 출하량(약 1억5000만 대)의 27%, 모바일폰(약 1250만대)의 3% 정도에 와이캅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와이캅 기술은 전력 손실을 줄이고 방열성능이 우수해 다양한 전 세계 자동차에도 탑재되고 있다. 현재 32개 기업의 102개 자동차 모델에 적용돼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자동차 조명제품 헤드램프, 주행등 등 제조 부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182개에 달한다. 확정 프로젝트는 63건에 이른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연간 출하량(7900만 대)의 10%인 약 700만 대에 와이캅 기술이 이용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비율은 2022년 말 20%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성능이 좋은 만큼 모방하려는 기업도 많다. 서울반도체는 와이캅 기술을 모방한 해외 기업들과 소송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6월 미국 뉴저지지방법원은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한 13개 해외 자동차 조명 브랜드의 LED 제품에 대해 지난달 영구 판매 금지 판결을 내렸다. 이 법원은 미국 자동차 부품 유통사 파츠아이디가 판매한 13개 LED 브랜드 제품이 서울반도체 특허 12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서울반도체의 또 다른 특허기술인 썬라이크는 자연광 스펙트럼 곡선을 재현한 세계 최초의 LED다. 휴식을 돕는 저녁빛부터 두뇌 및 신체 활동 촉진등의 이점을 기대할수 있는 아침빛, 한낮빛 구현이 가능하다. 난반사로 눈부심을 일으키고 수면 질을 떨어뜨리는 강한 블루라이트(청색광)를 자연광과 동일한 수준으로 낮췄다. 시각적으로 편안하고 생체리듬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한 LED 조명의 효용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19년 3월 국제 조명 학술지에 실린 스위스 바젤대의 크리스티안 카요센 교수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일반 LED와 비교해 자연광 스펙트럼 LED가 숙면, 시각적 편안함, 각성(지각 능력), 기분 등에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확인했다.

서울반도체 창업자인 이정훈 대표(사진)는 “조명은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넘어 사람의 눈, 생체리듬, 수면 등 건강에 밀접하게 관여한다”며 “매 순간 직간접적으로 인공 조명에 노출되고 있는 현대인에게 자연광 스펙트럼을 재현한 썬라이크는 소중한 빛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