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홍빈 대장(57)이 하산 도중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산악계에 따르면 김 대장은 정상 등정 이후 하산 과정에서 조난당했다. 해발 7900m 부근에서 조난된 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58분 구조 요청을 보냈다. 현지에 있던 해외 등반대가 구조에 나섰지만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산악연맹, 대한산악연맹은 김 대장의 실종 소식을 듣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김 대장은 18일 오후 4시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동북부 카람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047m)를 등정했다. 장애인으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것은 김 대장이 처음이다. 김 대장은 1983년 대학 산악부에 들어가면서 산과 인연을 맺었다. 2009년 남극 빈슨 매시프(4897m) 등정으로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올랐다.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로체(8516m) 연속 등정에도 성공했다.
김 대장은 27세이던 1991년 5월 22일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6194m) 단독 등반에 나섰다가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한동안 극심한 좌절감에 빠져 있던 김 대장은 장애인 동계올림픽 출전을 통해 어두운 터널을 벗어났다. 재기를 결심한 그는 스키를 통한 하체 근력 강화에 집중해 1999년 장애인 스키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02년에는 솔트레이크 동계 패럴림픽에도 참가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