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한화·아들은 NC 광팬이었지만…이제 야구 접습니다"

입력 2021-07-19 17:46
수정 2021-07-19 17:48


"저는 빙그레 시절부터 한화 이글스, 초등학생인 아들은 NC 다이노스의 광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야구 접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 A 씨와의 ‘호텔 술자리 파문’으로 인해 실망하게 한 프로야구 팬의 분노에 찬 글이다.

가족들이 NC와 한화 팬이었던 야구팬은 아끼던 유니폼을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사진을 공개하며 "NC 선수들은 왜 호텔에서 여자하고 술을 먹고는 코로나 걸려서 야구도 중단하게 만드냐"고 성토했다.

그는 "빙그레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와 선동열 선수에게 유독 발목을 많이 잡혔다. 그러나 드디어 1999년 한화란 이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때는 정말 대성통곡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면서 "초등학생인 아들이 좋아하는 NC는 유독 두산에 발목을 많이 잡혔다. 2020년 다시 두산을 만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때 아들은 대성통곡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저도 많이 축하해 주었을 정도로 저희 부자는 야구광팬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야구선수들의 승부 조작이 있을 때도, 음주운전 등이 있었을 때도 야구팬이었다"라며 "하지만 이젠 아니다. 영원히 야구를 접을 것이다. NC 유니폼에 있는 '정의, 명예, 존중' 하... 웃기는 소리였다"고 했다.



당초 NC 다이노스 4명의 선수가 '지인'과 치맥을 했다고 한 술자리가 밝혀진 데 이어 한화와 키움 선수들까지 A 씨와 합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도대체 A 씨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구 역학조사에서 드러난 최초의 술자리는 지난 4일 밤이었다. 한화의 한 선수가 A, B와 술자리를 가졌고 이어 A, B는 은퇴한 선수 C, 한화의 또다른 선수 2명과 함께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 키움의 한현희와 또 다른 선수가 수원에서 이동해 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 술자리는 5일 밤 있었다. NC가 6일부터 두산과의 3연전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숙소에 들어가면 뭘 하느냐는 인터뷰에서 NC 선수들은 "자거나 책을 본다"고 말했지만 이들의 술자리는 새벽 4시 넘게까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밤 NC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선수는 A, B의 술자리를 즐겼다. 이후 7일 A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8일에는 NC와 한화 선수들이 PCR 검사를 받았다.



9일 NC 이명기와 권희동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원정 온 프로야구선수들과 잇달아 술자리를 가진 두 여성은 6월 말부터 투숙해온 것으로 알려져 정체를 두고 온갖 추측성 보도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KBO는 이사회를 통해 12일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코로나로 인해 리그 전체가 중단되는 사태가 된 것이다.

국가대표에 발탁됐던 박민우는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백신 접종을 한 상태라 코로나 확진은 피했지만 세간의 뭇매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가장 팬들을 실망시킨 것은 방역수칙을 위반한 이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도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를 피하고자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진술만으로는 접점이 없는 상황에서 강남구청은 호텔 CCTV 등을 통해 이들의 거짓말을 치밀하게 밝혀내야 했다.

강남구청은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모임을 한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3명), 한화 이글스(1명), 키움 히어로즈(1명) 현직 선수 5명과 은퇴 선수 1명, 동석한 일반인 여성 2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동선 누락'을 이유로 강남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