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밴으로 새단장한 현대차 스타리아가 경쟁 모델인 기아 카니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4월 출시 후 2개월 만에 판매량을 큰 폭으로 늘리며 카니발과의 격차를 좁혔다. 미니밴 시장 절대 강자로 독주하던 카니발의 아성을 뛰어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스타리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4304대로 집계됐다. 출시 첫 달인 4월 판매량이 158대에 그쳤으나 5월 3232대로 치솟는 데 이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카니발의 기세는 다소 꺾였다. 지난해 8월 4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 이후 10개월 연속 기아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지키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3월 기점으로 판매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카니발 판매량은 올해 3월 9520대로 정점을 찍은 뒤 4월 8670대, 5월 7219대, 6월 6689대로 점점 줄었다. 지난달에는 쏘렌토(6081대)에 근소한 우위로 아슬아슬한 1위 자리를 지켰다.
카니발 판매가 감소한 데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 4~5월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 중단, 감산이 잇따랐다. 당시 부품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인해 카니발 출고 대기 기간은 2~3개월 이상으로 늘어났다. 단 이 문제는 스타리아도 동일하게 겪고 있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스타리아도 주문 후 출고까지 최소 두어 달은 기다려야 했다.
업계에서는 미니밴 시장 판도가 스타리아와 카니발의 양강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타리아는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다목적차량(MPV)이다. 현대차는 사실상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인 스타리아에서 스타렉스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자 했다. 전체적인 외관은 물론 차명까지 바꿔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리아는 출시 초기 2열 미닫이문을 닫을 때 발생하는 충격으로 창문이 깨지는 결함 문제가 불거졌지만 위기가 무색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니발과의 판매 격차도 6월 기준 2000여대까지 좁혔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스타리아의 카니발 추월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미니밴 시장에서는 카니발에 맞설 적수가 없었다.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등 수입차 미니밴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5000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대로는 판매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올 6월 기준 오딧세이, 시에나,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등 국내 수입차 미니밴 누적 판매량은 204대다. 시장 점유율로는 1.8%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 수급 이슈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반기 해소 가능성 전망이 나왔만 아직 실제 수급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7월 기준 카니발 7인승 디젤·가솔린 모델과 9·11인승 가솔린 모델은 출고까지 최소 4개월이 걸린다. 9·11인승 디젤 모델의 경우는 프레스티지 트림 제외 출고 기간이 2개월 이상에 달한다. 디젤 프레스티지 트림은 3~4주 내로 받아볼 수 있지만, 하이리무진의 경우 4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스타리아는 디젤 모델이 최소 2~3개월, LPG 모델은 출고까지 4개월 정도 걸린다. 카고 5인승 모델은 디젤·LPG 불문 최소 6개월 소요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