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촬영된 학교폭력 의심 동영상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지역 맘카페에서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반응이 포착됐다. 맘카페에서는 가해 학생들의 소속 학교와 실명을 거론하는 댓글까지 확인돼 신상털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앞서 지난 13일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역 인근 상가 건물 앞에서 촬영된 해당 영상에는 중학생 A군이 선배 B군과 C양에게 폭행 및 추행을 당하는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현재 경찰은 이를 학교폭력 사건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본격 시작한 상태다.
지난 15일 해당 맘카페에는 '일산 학폭 네이밍 불편한 건 저만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일산 학폭이라고 글이 자꾸 올라오는데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 문제가 일산만의 문제로는 안 보이는데 '학교 폭력 문제를 특정 지역사회 문제로 일반화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 글에는 "집값 내려가는 데 한몫했다. 일산이 조금 뜨기 시작하는데 일산 학폭 때문에 부모들이 일산 들어오기 심란하다고 한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일산 지역 주민들은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에 "일산 폭행', '일산 학폭'이라고 지명이 표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항의 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기사 제목에 악의적으로 '일산'을 명기했다. 꼭 특정 지역을 제목에 써야 하나. 일산 사는 사람으로서 불쾌하니 당장 지워라"라고 요청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학폭 근절되도록 관심은 기울이지 않고 집값 내려갈 걱정부터 하나", "자기 자식이 당해봐야 정신을 차린다" 등의 비판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당 맘카페에는 가해 학생의 신상으로 추정되는 내용의 댓글까지 버젓이 적혀 있는 상황. 이 댓글을 작성한 이는 가해 학생의 소속 학교와 이름과 함께 "중학생(자녀)을 둔 부모님들께서는 우리 아이가 이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는지 확인 및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라고 적었다.
인터넷, SNS 등을 통해 타인을 비방하거나 신상을 퍼트릴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