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로펌계의 ‘명품 백화점’ 같은 존재입니다. 모든 분야를 실력있게 다룰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글로벌 로펌 그린버그트라우리그(GT) 서울사무소의 김창주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GT는 2017년 미국 법률전문매체 ‘로360(Law360)’으로부터 미국에서 가장 큰 로펌(변호사 수 기준)으로 선정된 회사다.
GT는 전통적으로 국제 분쟁에 강점을 지닌 로펌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수합병(M&A) 자문, 기업공개(IPO) 자문 등 기업과 관련된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법률계의 ‘팔방미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에는 서울 광화문에 사무소를 열며 한국에도 진출했다.
GT 서울사무소는 김 대표를 비롯해 5명의 상주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GT가 ‘원펌 원팀’을 지향하는 만큼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최대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리처드 에들린 GT 부회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서울사무소의 경우 3명의 파트너가 각 분야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여장혁 파트너는 “실무까지 책임질 수 있는 파트너를 많이 배치해 시간 낭비를 줄이고 성과를 최대화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파트너의 면면도 화려하다. 2018년 GT 국제 중재 및 분쟁 업무 전문가 최동두 파트너가 합류한 데 이어 2019년에는 클리어리고틀립 출신 자본 시장(IPO, 채권발행) 전문가 황은상 파트너가 힘을 보탰다. 또 지난 4월에는 클리어리고틀립과 광장에서 M&A 거래 경험이 풍부한 여장혁 파트너가 서울사무소 일원이 됐다. 여 파트너는 LG전자의 오스트리아 ZKW 인수, SK의 KCFT(SK넥실리스) 인수, LG전자와 마그나 간 합작법인 설립 등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GT 서울사무소는 국내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왔다. 2018년 KCC가 SJL파트너스, 원익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미국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를 인수(3조5000억원)할 때 인수 측 자문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하이브의 IPO 과정을 도왔고, 2019년에는 한국가스공사가 3억스위스프랑(약 3600억원) 규모 채권을 국내 기관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하는 것을 도왔다.
김 대표 등은 앞으로 한국에 진출한 국제 로펌 사이에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 세대 로펌들이 딜의 규모와 숫자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황은상 파트너는 “다양한 분야를 포트폴리오처럼 엮어 시너지를 내는 로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