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악재 겹친 코인시장…혼조세 지속 [코인시세]

입력 2021-07-17 20:01
수정 2021-08-06 00:02
호재와 악재가 겹치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오후 5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 대비 0.19% 오른 3726만80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이날 오전 1시경 3800만원선을 일시적으로 터치했다. 간밤 전해진 미국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 제공 소식 등이 영향을 미쳤다.

16일(현지시간)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승인했다"며 "골드만삭스처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을 이용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공식 입장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미 2대 은행의 주목적인 행보인 만큼 시장에서 호재로 여겨졌다는 분석이다.

오안다 코퍼레이션의 선임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는 "해당 소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3만2200달러까지 뛰었다"며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월가 대표 금융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의미다. 월가에서 한 은행이 리스크를 감수하면 나머지 은행들은 이를 쉽게 따르는 경향이 있다"라고 해석했다.

다만 곧이어 악재가 이어지며 비트코인은 시세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대량의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입금됐다는 소식이 들리며 투심을 위축시킨 영향이다.

가상자산 분석 기업인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약 4만1043BTC(약 1조 5000억원)가 코인베이스 프로로 입금됐다. 이중 3만 7155BTC는 입금 직후 다시 거래소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에 대해 크립토퀀트는 "커스터디나 장외거래(OTC)를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에서의 대량 출금은 신규 지갑이사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악재도 이어졌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오는 10월 14일부로 주식 토큰 지원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주식 토큰을 보유한 바이낸스 이용자들은 향후 약 90일 동안 토큰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바이낸스는 '사업 초점의 전환'을 지원 종료의 이유로 내걸었지만 속사정은 다를 것이라는 게 현지 외신들의 추측이다.

미 경제 매체 포브스는 "정확한 중단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바이낸스가 지원 개시 3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은 전 세계 금융규제기관들의 압력 때문일 것"이라며 "독일과 태국, 일본, 캐나다, 영국 등 여러 국가가 최근 수개월 동안 바이낸스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언급했다.

한편 다른 주요 가상자산 시세도 전반적으로 변동폭이 작게 나타났다. 현재 업비트 기준 도지코인은 전일 대비 0.98% 상승한 20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0.18% 내린 222만원, 리플은 1.29% 하락한 689원에 거래됐다. 현재 거래대금 1위 코인은 대체불가토큰(NFT) 관련 알트코인인 엑시 인피니티다. 엑시 인피니티는 전일 대비 9.29% 하락한 2만2660원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 정보앱 블루밍비트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것을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4% 수준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