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직무정지 과연 누구 탓인가…원희룡 "秋와 文 떠넘기기"

입력 2021-07-16 18:28
수정 2021-07-16 18:29


원희룡 제주지사는 1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 과정을 둘러싸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이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소설 쓰시네’ 추 전 장관이 큰 사고를 쳤다"면서 운을 뗐다.

원 지사는 "국민들은 지금까지 윤 전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와 징계 등이 추 전 장관의 통제되지 않는 비이성적 돌출행위가 주된 이유인 줄 알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의결서를 보고 ‘기가 차다’고 징계를 재가하면서 ‘민주적 통제를 하는 장관이 잘한 일이다, 이것이 민주주의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추미애 전 장관이 자랑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에 청와대는 ‘대통령은 ‘재량 없이’ 징계안 그대로 재가하고 집행하게 된다‘고 절차에 따른 조치일 뿐이란 점을 강조했다"면서 "추 전 장관을 동시에 경질함으로써, 대통령이 윤 총장을 주도적으로 징계하려는 것은 아닌 것처럼 징계에 대한 높은 부정적 여론을 피해 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의 고백으로 진실이 드러났다. 대통령이 윤석열 전 총장 징계를 적극적으로 찬성한 것이다"라며 "‘기가 차다’ 가 아니라 ‘기똥차다’는 마음을 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추 전 장관 발언의 사실 확인을 요구받자, 청와대는 ‘대통령을 정치로 개입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유체이탈식 답변을 내놓았다"면서 "대통령을 정치로 개입시키고 있는 것은 추 전 장관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와대는) 추 전 장관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은 손에 피 안 묻히고 뒤에서 다 챙기는 스타일이란 게 거짓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추 전 장관 뒤에만 숨어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 비리를 수사하는 윤 총장을 찍어내려 했던 것은 문 대통령 본인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난해 12월 16일 윤 전 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징계 의결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의결서가 무려 100쪽이 넘는다. 그걸 어떻게 없던 걸로 하겠는가"라며 "더군다나 대통령이 그걸 다 보시고 '기가 차다' 하시고 재가했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추 전 장관을 향해 "대통령이 '기가 차다'라는 엄명이 있었느냐"고 확인하자 "기가 차다, 딱 그런 표현은 안 했지만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셨다"고 말을 바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