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이러려고 백신 맞았냐" 호텔서 술판 벌이고 거짓말까지

입력 2021-07-16 17:32
수정 2021-07-16 18:13


전국적으로 백신도 부족한 마당에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선발된 덕분에 일찍 백신 접종을 완료한 박민우(28) 선수가 방역지침 위반과 부적절한 술자리 끝에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KBO는 16일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NC 다이노스의 박석민(36), 박민우, 이명기(34), 권희동(31)에게 7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 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코로나 일탈'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사과했고 황순현 NC 구단 대표는 사퇴했다.

KBO는 NC 구단에도 선수단 관리 소홀과 그로 인한 리그 중단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제재금 1억 원을 부과했다.

NC 선수들은 호텔 숙소에 외부인을 불러들여 부적절한 술자리를 새벽 4시 20분까지 이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박석민과 박민우는 SNS 입장문을 통해 사과하며 거짓 없이 진술했다고 했지만 이들이 모임 자체를 누락시킨 것에 분노한 강남구청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추궁한 후 진술을 받아내 발표했다.

강남구청은 15일 "초기 방역에 혼선을 빚은 건, NC 선수들이 '사적 만남'에 관해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NC 선수들이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며 NC 확진자 3명과 일반인 2명 등 총 5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초기 역학조사에서 이들이 거짓 진술을 함에 따라 모임 참석자들 간의 접점을 찾기 힘들었고 동선 파악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석민은 사과문을 통해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와 함께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지인) 2명 등 총 6명이 숙소에서 음주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저를 포함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NC 다이노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은 지난 5일 밤 서울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 여성 2명과 술 파티를 벌였다.

이중 도쿄올림픽 엔트리에 들어 백신을 접종한 박민우를 제외하고 모임에 있던 모두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KBO리그는 예정보다 일주일 이른 지난 13일에 전반기를 종료했다.

박민우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태극마크를 반납한 것과 관련해 MBN 한 앵커가 분노의 멘트를 날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앵커는 "박민우 선수! 이러려고 백신 맞았습니까"라며 "피땀 흘려가며 평생 한 번 달기 어렵다는 태극마크 달아놓고 이 일로 태극마크 반납하다니. 정말 창피한 줄 아세요"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들 4명은 NC 다이노스 자체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숙소에 돌아가면 뭘 하느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한다", "잠을 잔다", "책을 읽는다" 등의 답변을 한 사실이 알려져 황당함을 안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