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모병제 전환' 공약을 내놓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두고 "비현실적이고 안일한 공약"이라며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과 남성 모두가 함께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성도 당당한 국방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남성과 여성이 모두 40일에서 100일 정도의 기초 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제도를 도입하고, 기초 군사훈련 이후에는 국가에서 정한 일정 기간 재훈련을 받는 강력한 예비군 제도를 운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 의원은 "박용진의 남녀평등 예비군제와 100% 모병제는 지속가능한 미래안보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성계 일각의 '젠더 갈등 조장' 공세를 의식하지 않고 '남녀평등 군 복무'로 인식 전환을 이뤄낸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라면서도 "박용진 후보의 공약은 우리나라의 안보 환경을 봤을 때 너무 비현실적이고 안일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는 남녀평등 군사훈련 의무화와 100% 모병제 전환을 공약했다"며 "남녀평등 군사훈련 의무화란 남녀 모두 40~100일간 군사훈련 이수 후 예비군으로 편성하는 '남녀평등 예비군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 후보는 예비군만으로는 국방력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100% 모병제 전환으로 상비군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100% 모병제 전환은 입영자원의 수급 불안정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즉 100% 모병제는 현재 안보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다"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우리 군은 128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50만 명 수준의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국방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하지만 100% 모병제로는 30만 병사를 확보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하 의원은 100% 모병제를 도입한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의 100% 모병제 전환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100% 모병제 국가도 병력 모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웨덴은 병력 부족으로 모병제에서 다시 징병제로 전환했다"며 "안보 환경이 이들보다 더 열악한 우리나라가 100% 모병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1년 남녀공동복무제 및 징모병 혼합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무 징병을 1년으로 줄이고, 3년 복무 모집병으로 병사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하 의원은 "시대가 달라졌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구분됐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남녀가 평등한 시대"라며 "남녀공동복무제가 시행되면 더 이상 군 가산점 논란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