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 수요와 방학 이사철이 맞물려 서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초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8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둘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13%로 나타났다. 전주(0.11%)보다 상승폭이 0.02%포인트 확대됐다.
연초 이사 수요로 ‘전세난’이 심화한 지난 1월 셋째주(0.13%) 이후 25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거나 학군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오르며 지난주 대비 상승세가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25개 자치구 중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가 몰린 서초구 상승률이 0.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사진) 등이 재건축을 위한 이주를 진행하면서 전세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인근 동작구(0.22%)도 서초구에서 밀려온 수요와 더불어 노량진6구역 이주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주 양천구 전셋값 상승률은 0.25%로, 전주(0.07%)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 이사 수요로 목동신시가지 위주로 전셋값이 오름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그 밖에 송파구(0.19%)와 강동구(0.15%), 강남·노원·용산구(각 0.14%) 등이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월간 통계 기준으로도 서울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6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아파트·빌라·단독 포함) 전셋값 상승률은 0.36%로, 전월(0.18%) 대비 두 배 증가했다. 특히 서초구는 지난달 1.63% 올라 2012년 11월(1.79%) 이후 8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매매 가격은 0.49% 올라 전월(0.40%)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 11월(0.17%)부터 지난 2월(0.51%)까지 4개월 연속 상승폭을 높여오다가 ‘2·4 대책’ 영향으로 3월 0.38%, 4월 0.35% 등 상승세가 둔화됐다. 그러다 지난 5월(0.40%)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다시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지난달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1.02%)가 경전철 및 정비사업 등 호재가 있는 단지 위주로 많이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강남권에선 서초구(0.97%)와 강남구(0.73%) 등에서 재건축 및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다세대주택 위주로 많이 올랐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