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1위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저를 향한 ‘마타도어(흑색선전)’가 난무하지만 겸허히 직면하고 끝끝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지사 캠프도 영입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전열을 재정비하며 본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치열한 선거의 한복판에서 두려움 없이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국민께 올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민주당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자신했던 이 지사 측은 이달 들어 이 전 대표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표 지지율은 2주 전보다 7.2%포인트 급등한 15.6%로 집계됐다. 이 지사는 3.6%포인트 오른 26.4%였다.
이 지사가 내놓은 돌파구는 ‘소명의식’과 ‘절박함’이었다. 그는 “주제넘지만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멈추면 아프고 서럽고, 무시당해서 억울하고, 돈 없어서 절박한 우리 사회 보통 사람들의 실낱같은 희망마저 멈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전략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원팀 정신’으로 내부 단합을 위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안 주려고 하다가 제가 살짝 부상을 입은 상태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 지사 캠프도 중진 의원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 전 대표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캠프 총괄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본경선에서도 도를 넘는 네거티브, 마타도어식 공격이 계속되면 캠프 차원의 단호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두고 ‘참을성이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조 의원은 “후보 가족까지 건드린 것에는 당연히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와 관련한 의혹을 검증대에 올리자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민주당 정통파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는 “너무나 서운하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 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가치와 노선을 이 지사가 가장 충실히 실천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 캠프는 전날 지지 선언을 한 4선의 우원식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추가 영입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대거 배치하며 인선을 완료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택지소유상한제를 22년 만에 부활시키는 내용을 뼈대로 한 ‘토지공개념 3법(택지소유상한법·개발이익환수법·종합부동산세법)’을 대표발의했다. 개인과 법인의 택지 소유에 제한을 둔 택지소유상한법은 1999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전라남도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갈수록 국민은 후보들의 진면목을 보게 되고 많은 정보로 정확한 판단을 한다”며 “지지도 조사 결과도 최종이 아니라 더 변화가 있을 것이고, 기대를 보태서 말하면 더 상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