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봇'이 운세 상담…연예인 사주풀이는 유튜브 킬러 콘텐츠로

입력 2021-07-15 18:14
수정 2021-07-16 02:02
“정말 답이 없어요.”

‘답 없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각종 사회적·경제적 불안이 가득한 이른바 ‘불확실성의 시대’, 사람들은 내 인생과 미래에 대한 해답을 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미래의 방향을 알려주는 운세·사주 서비스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확한 산업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새 온라인 시장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젊은 층에게 온라인 사주·운세 서비스는 일종의 콘텐츠로 소비된다. 상담사에 대한 선입견에서 자유롭고 대면 상담의 제약도 없다. 단순히 미래를 점치는 기능을 넘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콘텐츠인 셈이다. 나를 이해하고, 타인에게 나를 설명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는 MBTI(심리유형검사)와 큰 차이가 없다.

온라인 운세 서비스 ‘포스텔러’를 운영하는 운칠기삼의 심경진 대표는 “가입자의 70%가 20~30대”라며 “불안한 미래를 점쳐 보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위안을 얻기 때문에 젊은 층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포스텔러는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근 3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누적 가입자는 420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즈, 캡스톤, 빅베이슨캐피탈 등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사주·타로 상담 서비스 ‘헬로우봇’도 자체 개발한 사주 분석 시스템과 별자리, 주역 등을 통해 운세를 풀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라마마, 판밍밍 등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와 메신저로 묻고답하며 사주 상담을 하는 식이다.

‘점신’은 유명 역학전문가, 점술가 등 전문가와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포스텔러나 헬로우봇에 비해 정통 사주풀이에 가깝다. 이들 앱 모두 다운로드 수가 안드로이드에서만 100만 건을 훌쩍 넘는다.

유튜브에서도 사주 관련 콘텐츠 인기가 높다. 특히 대통령, 연예인, 범죄자 등 유명인의 사주팔자를 분석하는 콘텐츠나 ‘도화살’ 등에 대한 풀이 콘텐츠는 조회수가 수백만 건에 이를 정도로 많다.

‘타로 리딩’ 영상도 시청자가 상당하다. 특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는 한계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유튜브에는 타로호랑, 묘묘타로 등 수십 개 타로 채널이 개설돼 있다. 영상 댓글에선 진로, 결혼, 이직 등 삶의 중요한 결정을 앞둔 이들의 고민부터 재테크, 인간관계 등 개인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