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대선 출마 선언…"文이 준 고통 보지 않았나" [전문]

입력 2021-07-15 12:39
수정 2021-07-15 14:23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김 의원은 자가격리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선 출마 선언 영상을 게시했다. 김 의원은 '공존(共存),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김 의원은 "주권자이신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이 나라의 독립을 성취하고 폐허 속에서 기틀을 세우신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광장에서 민주화를 이루어 내신 선배님 후배님. 그리고 그 터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 청년 여러분. 너무도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 김태호, 국민께 의지하면서 달려 왔다. 밤낮으로 도전해 왔다"며 "하지만 너무나 무기력하게 무너져내린 정의 앞에서 정치인 김태호도 한없이 무기력했음을 솔직히 고백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진영과 지역, 세대와 성별마저 갈라져 있다"며 "내일을 그리는 기회조차 갖추지 못한 바로 '헬조선'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문제였다. 정치가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됐다"며 "저 김태호는 도의원이었고, 군수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지금은 국회의원이다. 대한민국 선거는 거의 다 경험했다. 하지만 저의 진정한 길은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마음껏' 대한민국 △전문가가 존중받는 대한민국 △공존의 대한민국 등 세 가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모든 국민이 각자의 역량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도록 발휘할 수 있는 자유로운 대한민국, 마음껏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정부는 겸손해야 한다. 정부가 오지랖 넓게 국민을 간섭할 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바람과 희망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가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저 김태호는 경제전문가도 외교전문가도 노동전문가도 아니다. 더더욱 법률전문가도 아니다"라며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전문가를 무시하고 고집을 피우면 탈원전 같은 소득주도성장 같은 그리고 반(反)시장적 부동산 규제 같은 망국의 정책으로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준다는 것을 지난 4년간 우리는 잘 지켜보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 대한민국은 적대적 진영 갈등으로 사실상 심리적 내전 중"이라며 "국민을 갈라치고, 국가를 분열시키고 분열된 국가에 각자 서로 충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좌파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고 우파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느냐. 초동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고 광화문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느냐. 우리에게는 오직 하나의 대한민국만 있을 뿐"이라며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분열을 단호히 끊고 공존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차기 정부의 차기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이자 시대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에 취임하면 전직 대통령 사면권을 행사하겠다고도 선언했다. 또 22대 국회에 책임총리 지명권과 각료 구성 권한을 양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취임하는 즉시 전직 대통령 사면권을 행사하겠다. 그리고 여야를 포함해서 각계각층의 인사로 구성된 가칭 '화합과 진보를 위한 공존의 컨퍼런스'를 가동하겠다"며 "적대적 진영의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승자독식의 권력 구조를 과감히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눈물과 한숨을 담아내는 사회적 기본권과 국민의 새로운 기본권을 강화하겠다"며 "22대 총선의 결과로 구성된 입법부에 책임총리 지명권과 각료 구성 권한을 양도해 명실공히 공존과 협치의 닻을 올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 새로운 미래가 빛의 속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다시는 국민 앞에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김 의원의 선언문 전문<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주권자이신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 나라의 독립을 성취하고 폐허 속에서 기틀을 세우신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광장에서 민주화를 이루어 내신 선배님 후배님. 그리고 그 터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 청년 여러분. 너무도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저 김태호, 국민께 의지하면서 달려왔습니다. 밤낮으로 도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무기력하게 무너져내린 정의 앞에서 정치인 김태호도 한없이 무기력했음을 솔직히 고백하려고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어떻습니까? 여전히 진영으로 갈라져 있고, 지역으로 갈라져 있고, 심지어 세대와 성별마저 쪼개려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취업도 할 수 있고, 허리띠 졸라매면, 내 집 마련도 할 수 있었던 시대. 지금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가 됐습니다. 너나없이 부푼 희망을 안고 살아가던 과거의 생기는 찾아볼 수가 없고, 내일을 그리는 기회조차 갖추지 못한 바로 헬조선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바로 저희에게 있습니다. 정치가 문제였습니다. 정치가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이 무거운 현실 속에서 현실 앞에서 저 김태호가 어떤 쓸모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저는 경남 거창의 산골에서 3남 1녀 중 2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농촌에서 누구나 그랬듯이 소 장수 아들인 저 김태호에게는 '소꼴 베기'가 피할 수 없는 숙제였습니다. 놀기 바빠 소죽 줄 시간을 잊어버려 아버지에게 혼쭐이 났습니다. "저런 빌어먹을 놈. 소죽도 제때 못 주는 놈이 무엇을 하겠냐. 앞으로 너 같은 놈이 공무원 되면 백성들 굶겨 죽인다." 아버지의 꾸짖음,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도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제 마음에 싹 트는 순간이었습니다. 저 김태호는 도의원이었고, 군수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지금은 국회의원입니다. 대한민국 선거는 거의 다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저 김태호의 진정한 길은 이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저 김태호 이런 고민을 담아서 오늘 국민 여러분께 감히 약속드립니다.

그 첫 번째 약속입니다. 모든 국민이 각자의 역량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도록 발휘할 수 있는 자유로운 대한민국, 마음껏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정부는 겸손해야 합니다. 정부가 "국민의 내일을 만들겠다, 만들 수 있다" 오만한 약속을 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혁명적으로 혁파하고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세계 최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겠습니다. 정부가 오지랖 넓게 국민을 간섭할 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바람과 희망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더 이상 정부가 규제와 인허가로 민간의 경쟁력을 꺾어 왔던 과거를 답습하지 않겠습니다.

저 김태호의 두 번째 약속입니다. 전문가가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저 김태호는 경제전문가도 외교전문가도 노동전문가도 아닙니다. 더더욱 법률전문가도 아닙니다.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전문가를 무시하고 고집을 피우면 탈원전 같은 소득주도성장 같은 그리고 반(反)시장적 부동산 규제 같은 망국의 정책으로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준다는 것을 지난 4년간 우리는 잘 지켜보지 않았습니까. 저 김태호부터 고집을 버리고 겸허해지겠습니다. 전문가를 존중하고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와닿는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겠습니다. 전문가는 많이 있습니다. 24시간 세계와 경쟁하는 기업에 있고,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매진하고 있는 연구소에 있고, 불이 꺼지지 않는 대학과 학교에 있습니다. 선거 도와줬다고 한 자리씩 나눠주는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진짜 전문가를 편견 없이 불러모아 미래의 정책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김태호의 마지막 세 번째 약속입니다. 공존의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적대적 진영 갈등으로 사실상 심리적 내전 중입니다. 국민을 갈라치고, 국가를 분열시키고 분열된 국가에 각자 서로 충성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서 죽을 길을 가고 있습니다. 좌파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고 우파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습니까. 서초동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고 광화문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습니까. 우리에게는 오직 하나의 대한민국만 있을 뿐입니다. 이 상태로 그대로 흘러간다면 누가 대통령이 돼도 100%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하나 된 대한민국 그리고 경제 대국 G5로 가기 위해서는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분열을 단호히 끊고 공존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차기 정부의 차기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이자 시대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저 김태호가 취임하면 취임하는 즉시 전직 대통령 사면권을 행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여야를 포함해서 각계각층의 인사로 구성된 가칭 '화합과 진보를 위한 공존의 컨퍼런스'를 가동하겠습니다. 적대적 진영의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승자독식의 권력 구조를 과감히 개혁하겠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눈물과 한숨을 담아내는 사회적 기본권을 내실화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새로운 기본권도 강화하겠습니다.

저 김태호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22대 총선의 결과로 구성된 입법부에 책임총리 지명권과 각료 구성 권한을 양도하겠습니다. 명실공히 공존과 협치의 닻을 올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로운 미래가 빛의 속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입증했습니다. 해방과 건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저력을 세계에 입증한 바 있지 않습니까. 이미 대한민국은 준비가 돼 있습니다. 국민들의 에너지가 곳곳에서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잠재적 무한한 저력을 정부가 막고 있을 뿐입니다.

저 김태호는 역사 속에 확인된 대한민국의 저력을 끌어모으고 힘을 모아서 무한한 가능성, 잠재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마음껏' 대한민국의 무대를 만들겠습니다. 다시는 국민 앞에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싸움에서 꼭 승리하고 싶은 간절한 이유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국민 여러분.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