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내년까지 콘텐츠 창작자(크리에이터)들에게 10억달러(한화 약 1조1440억원)를 지급하겠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저커버그 CEO는 "수백만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며 "훌륭한 콘텐츠를 만든 크리에이터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새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에이터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작업을 확대하게 돼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이 조치는 페이스북이 틱톡 같은 다른 인기 플랫폼과 경쟁하게 되면서 나온 '콘텐츠 인플루언서 유인책'이라고 CNBC는 풀이했다.
페이스북은 새로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올해 연말 사이에 특정한 이정표에 도달한 크리에이터들에게 돈을 주는 보너스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그중 하나는 '릴스(Reels) 서머 보너스'로, 인스타그램에 훌륭한 릴스 콘텐츠를 올린 미국 이용자에게 돈을 지급한다. 릴스는 풀스크린의 짧은 동영상으로,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도입됐다.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틱톡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에는 올여름, 페이스북에는 올가을 각각 전용 공간을 만들어 크리에이터들이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안내할 계획이다.
페이스북 외에도 최근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크리에이터 모시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에게 구독료 명목으로 기꺼이 돈을 지불하겠다는 사용자들이 늘면서 크리에이터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지난 5월 사용자들이 직접 크리에이터나 저널리스트, 전문가, 비영리단체 등에 후원금을 낼 수 있는 '팁 항아리' 기능을 도입했다. 유튜브도 지난 4월 짧은 동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약 1100억원) 규모의 '유튜브 쇼츠 펀드'를 조성했다. 매달 올라오는 쇼츠 영상 중 조회수와 '좋아요'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에게 최소 1000달러(110만원)를 지급한다.
뉴스레터 서비스인 서브스택은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유료 구독 수익의 87%를 가져가는 구조다. 서브스택은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낼 때까지 창작을 보장하기 위해 많게는 10만달러까지 보조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