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가격만 내린 카스·테라…4차 대유행 속 '홈맥 승부수'

입력 2021-07-15 06:00
수정 2021-07-15 06:27

하이트진로가 테라 가격을 내린다. 오비맥주도 '8개 들이 카스 실속팩' 제품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를 냈다.

올해 여름 최성수기를 앞두고 맥주 시장 선두를 다투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이처럼 캔맥주 가격만 내렸다. 홈맥(집에서 마시는 맥주)족을 겨냥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대유행에 따라 식당이나 주점에서 주로 팔리는 병맥주가 아닌 가정용 시장 주력상품인 캔맥주 가격을 콕 집어 내린 게 포인트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개당 가격이 기존 355mL 제품보다 저렴한 375mL 8개 들이 카스 실속팩 제품을 내놨다. 이에 맞서 테라는 가정시장 주력 제품인 500mL 캔 가격(출고가 기준)을 15일부터 15% 인하하며 홈술족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테라, 500mL 캔 가격 인하…카스 실속팩 제품 선보여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자사 맥주 테라의 500mL 캔 가격을 오는 15일부터 기존 가격보다 15.9% 인하한다. 500mL 캔맥주는 가정용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이다.


앞서 2주년을 맞아 선보인 한정판('테라X스마일리') 제품 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낮춰 선보인 데 이어 일반 제품도 인하한 것이다. 한정판은 355mL짜리의 경우 기존보다 14.5%, 500mL 캔은 15.9% 낮춰 선보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가정시장을 더욱 확대하고 소비자들에게 직접적 혜택을 제공하고자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인하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테라 500ml캔에 한해 결정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주시장 1위 오비맥주도 앞서 가정용 제품에 대해 사실상 가격 인하 카드를 내놓은 상태다.

오비맥주는 올 상반기 대표 브랜드 '카스'를 개편해 '올 뉴 카스'를 선보였다. 이후 4월에는 가정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당 가격이 355mL 제품보다도 저렴한 375mL 8개 들이 카스 실속팩 제품을 선보였다.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를 낸 셈이다. 지난달에는 쌀로 만든 맥주 '한맥'의 500mL 캔 제품 출고가를 10% 인하했다.

업계는 이같은 경쟁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흥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 양사가 가정시장 공세를 펼친 결과로 풀이했다. 오비맥주는 1위 수성을 위해, 하이트진로는 역전을 시도하면서다. 4차 코로나19 대유행과 이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성수기 유흥시장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상대적으로 수요가 보장되는 가정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성수기로 접어들면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내려져 유흥시장은 날벼락을 맞은 셈"이라며 "한동안 주류시장 마케팅은 가정시장을 염두에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