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폭동, 불타버린 LG 공장…삼성 공장도 약탈 피해

입력 2021-07-14 10:32
수정 2021-07-14 10:33


남아프리카공화국 폭동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한국 기업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14일 업계와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 위치한 LG전자 공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새벽 1시께 폭도들의 침입으로 약탈, 전소 피해를 입은 것에 이어 삼성전자 물류창고도 약탈 피해를 입었다.

보도에 따르면 폭도들은 공장이 침입해 가전제품과 장비, 자재를 약탈한 후 방화를 저질렀다. 이 공장은 화재로 전소됐다.

LG전자는 더반 산업단지에 2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TV사업장 공장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물류창고에 보관됐던 완제품, 자재까지 약탈당한 것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수백억 원 수준이 되리라는 추산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물류창고 약탈 피해를 입었다. 물류창고에는 삼성전자가 현지에 판매하는 제품들이 보관돼 있었는데 폭도들은 이를 약탈하고 방화를 저질렀다. 삼성전자 측은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폭동은 2018년 퇴임한 제이컵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의 구금 조치에 지지자들이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주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부패·사기 등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사법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헌법재판소 측 명령을 거부하다가 지난 7일 경찰에 자진 출석했고, 이후 교도소에 구금됐다.

폭동 발생 이후 남아공 정부는 치안 유지를 위해 군부대까지 투입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생활고와 빈부격차 등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대규모 폭동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폭동으로 최소 72명이 숨졌고 750여 명이 체포됐지만, 외교부는 남아공 체류 교민 3300여 명 중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폭동과 약탈은 남아공 최대도시 요하네스버그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남아공 경제 중심도시로 알려진 요하네스버그에는 포스코인터내셔날, 현대코퍼레이션 등이 진출해 있다.

외교부는 더반 외 다른 지역의 한국 업체 피해에 대해 "현재까지 피해 규모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다른 지역의) 약탈이 더반 지역과 같이 심하게는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는 남아공 폭동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 강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