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58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고용률은 높아졌고, 실업률은 떨어졌다. 지표상으로는 고용 상황이 개선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용원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 왜곡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부터 수도권에 최고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1인 자영업자가 겪게 될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전히 20% 웃도는 청년실업률통계청이 14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작년 6월 대비 58만2000명 증가한 276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작년 3월 이후 올 2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4월 이후로는 3개월 연속 60만 명 안팎의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2월 취업자 수(2751만 명)의 99.4% 수준까지 회복했다.
취업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6월 고용률은 61.3%로 올라갔다. 연령별로 나눠 보면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의 고용률이 증가했다. 30대 고용률은 75.4%로 작년 6월과 같았다.
실업률은 지난 6월 3.8%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실업자 역시 109만3000명으로 같은 기간 13만6000명 감소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은 0.8%포인트 떨어진 13.1%로 조사됐다. 다만 청년(15~29세)의 확장실업률은 3.3%포인트 하락했는데도 여전히 높은 수준인 23.5%를 기록했다. 고용의 질은 ‘뒷걸음질’지난해 고용 상황이 워낙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양상이지만, 고용의 질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다. 전체 취업자 중 주당 근무시간이 36시간도 되지 않는 임시 일자리가 6.1% 늘어난 반면 36시간 이상 일하는 전일제 일자리는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주당 근로시간이 1~17시간에 불과한 초단기 일자리는 13.4% 증가했다. 취업 자체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58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6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정부가 만든 일자리는 증가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4월(9000명)과 5월(1만9000명)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달(1만 명)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역시 16만4000명 줄었다. 반면 정부 주도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분야 취업자는 각각 20만8000명, 8만7000명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고용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수(558만 명)는 1년 전보다 2만9000명 늘었다. 하지만 월급을 줘야 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8만4000명 줄어든 가운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만3000명이나 늘어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방역 조치 강화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이른 시간 내에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고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