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도 中 빅테크株 내던졌다

입력 2021-07-14 18:23
수정 2021-07-15 02:36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중국 기술주에 대해 경고 목소리를 냈다. 중국 정부가 반독점 조사와 데이터 안보를 이유로 자국 빅테크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드 CEO는 13일(현지시간) 아크인베스트 웨비나를 통해 “빅테크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거둔 엄청난 성공이 정부 당국의 규제로 빛을 잃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중국 빅테크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드는 중국 빅테크기업을 대량으로 매도했다. ARK 자율주행&로보틱스 ETF(AKRQ)는 지난주 텐센트 주식을 34만453주 내다 판 데 이어 12일에도 35만2991주 매도했다. JD닷컴 주식도 지난주 34만1190주를 매도한 데 이어 12일 6만6600주를 추가로 팔아치웠다. ARK 넥스트제너레이션 인터넷 ETF(ARKW)에서는 텐센트 계열사이자 중국 인터넷 게임 생방송 플랫폼 후야 주식 93만223주를 팔았다.

우드의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급락한 중국 빅테크기업의 주가가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13일 3.76%, JD닷컴 4.58%, 후야는 5.99% 상승했다. 이들 기업 주가가 지나치게 급락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몰린 데다 중국 당국이 텐센트가 검색엔진업체 서우거우를 자회사로 만드는 지분 인수를 승인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그럼에도 우드가 중국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 리스크와 미·중 갈등 심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우드는 “중국 빅테크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국가 안보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이는 이들 기업의 성장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이들의 밸류에이션도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기술주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우드는 “최근 물가가 일시적으로 뛰면서 인플레이션이 주가를 떨어뜨리는 ‘킬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술 혁신으로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