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모방하려면 필수"…자동화 솔루션, AI로 판도 바뀐다

입력 2021-07-13 18:13
수정 2021-07-14 07:40

“사람을 모방하려면 인공지능(AI)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AI라는 말 자체가 ‘사람을 모방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다니엘 디네스 유아이패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아·태 지역을 대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에 스스로 데이터를 이해하는 역량을 부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아이패스는 지난해 7월 102억달러(약 11조67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데카콘(가치가 100억달러 이상인 벤처기업)’이 됐으며, 올해 4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디네스 CEO는 “사람들은 여전히 일주일에 5시간 이상을 반복적인 업무에 허비하고 있다”며 RPA 솔루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RPA 솔루션은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 ‘AI의 초입 단계’로 평가받던 기술이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낮은 수준의 업무를 로봇 SW가 해결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프로그래밍 기술을 기반으로, 전사적 자원관리(ERP) 상의 데이터를 엑셀 파일로 정리한다거나, 대량의 회계 파일을 입력하는 등의 일이 손쉽게 가능하다.

이런 RPA는 AI 기술을 만나 고도화됐다. 디네스 CEO는 “초창기부터 유아이패스의 플랫폼은 강한 응용 프로그램의 역량을 기반으로 AI를 융합해왔다”며 “각종 비정형 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기업 내 송장을 처리하는 로봇 프로그램이 있다면 송장 내 고객의 이름과 가격, 제품 수량 등 필요 정보를 AI가 스스로 습득하고 자료를 처리할 수 있다. “마치 사람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과도 같다”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솔루션의 형태다.

한국의 RPA 도입은 특히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은행과 통신업계의 자동화 혁신이 가파르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년간 유아이패스의 RPA를 통해 약 130만 시간의 단순 노동량을 줄였다. LG유플러스는 유아이패스의 도움을 받아 네트워크 사업부 내에서 사내 RPA 개발자를 양성하고 있다.

디네스 CEO는 “단순한 로봇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AI를 활용하면 인간 사용자들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며 “아·태 지역 내 기업들과 함께 RPA와 AI의 통합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