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후보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가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버림받은 국민인가"라고 반문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새벽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1% 올린 9160원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1만원까지 인상되지는 않았지만 2017년 6000원대(6470원)에서 9000원대로 뛰었다. 지난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41.6%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거리를 보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폐업해 공실일 정도로 버티기조차 어려운 시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죽으라는 것이냐"고 거듭 강조한 뒤 "주휴수당을 합산한 실질 최저임금은 시급 1만1003원이다. 주휴수당으로 쪼개기 일자리가 만연한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마저도 위태롭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대학생이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알바조차 사라지고, 취업 준비생이 취업 전 생계를 유지할 알바 자리도 씨게 마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원 지사는 "세름으로 만드는 단기 일자리보다 적정한 최저임금으로 만들어질 일자리가 지속 가능하고 양질의 일자리임은 더 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또 "주휴수당을 폐지하고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주휴수당을 기본급화하면 쪼개기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질 최저임금의 수준이 분명하게 국민에게 알려지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코로나19 비상사태로 종료 시점을 속단할 수 없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한 공익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상 사회로 복귀하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한다"면서 "터널의 끝이 보인다며 희망고문을 반복하던 문 대통령의 말이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순서가 바뀌었다. 정상화된 이후, 터널을 나온 다음에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 희생을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만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