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0bp(1bp=0.01%포인트) 떨어진 1.25%를 기록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기대에 못 미치는 중국·미국의 경제 지표 등이 금리 하락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는 국채 금리 급락의 근본 원인이 아니다. 시장에서는 몇달 안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국채금리 하락은 지난달 16일 FOMC 정례회의 이후 발생했다. 이날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면서 국채 금리가 낮아지는 도미노 효과가 생긴 것이다. 오프사이드 투자자들이 이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하락세를 부추기기도 했다.
국채 발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채에 대한 연기금, 해외 투자자 등의 수요가 단기적으로 상승한 것도 국채 금리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국채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이 국채 금리 급락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금리 하락은 주식 시장에도 극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국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환주 분야는 상당히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지난 5주 동안 Russell 1000 가치 지수는 성장 지수보다 약 10% 포인트 뒤쳐져 왔다. 지난 30년간 가치주가 5주 이상 부진한 적은 몇차례 없었다. 소형주들도 부진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주식 시장 내 변동성이 우리의 경제 성장 전망이나 기업 실적 전망을 바꾸진 않을 것이다. 경기순환주 부문은 우리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경제성장 모멘텀으로부터 수혜를 입을 것이다.
우리는 가치주의 수익이 다음 몇분기에 걸쳐 성장주를 앞지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리 인상은 금융주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치주들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하락세 이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변모했다. 금리인상은 성장주의 밸류에이션과 장기 자산에는 역풍이 될 것이다.
정리=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