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극성 지지자, 여론판 바꾸나?…윤석열 앞선 조사 중단

입력 2021-07-13 09:42
수정 2021-07-13 09:48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던 여론조사가 돌연 중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캠프 측은 13일 "'머니투데이 더300'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매주 발표되던 PNR리서치 여론조사 결과가 민주당 극성 지지자 등의 항의로 돌연 중단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면서 "다양한 조사 방식 및 문항으로 시행하는 여론조사들 중에서 유독 윤석열이 앞서는 여론조사가 갑자기 중단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PNR리서치는 지난주 '다자대결에서 윤석열 36.1%, 이재명 26.2%, 이낙연 13.7%, 양자대결에서 윤석열 49.8%, 이재명 41.8%, 윤석열 51.7%, 이낙연 41.5%로 윤석열이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다'고 하는 등 4월부터 지난주까지 윤석열 측에 우세한 결과를 발표해 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날 조사는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모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음에도, 전주 조사보다 1·2위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됐다.

발주처와 조사업체에는 민주당 지지자 등의 항의 전화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캠프 측도 "특정 후보 측과 그 지지자들이 윤석열에게 크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되자, 머니투데이와 PNR리서치 측에 강력히 항의했고, 머니투데이 측이 대선 지지율 여론조사를 갑자기 중단시켰다는 복수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PNR리서치 측은 "여론조사 방법 탓에 이러한 차이가 나왔다. PNR은 100% 자동전화 응답(ARS) 조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발주처로부터 아무런 설명 없이 여론 조사를 중단하라는 일방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캠프 측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몇 달간 정기적으로 국민들에게 공개되어 온 여론조사를 정치적 압력을 가해 중단시키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룰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다"라며 "국민 여론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일이므로 선관위 등 책임 있는 기관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예찬 정치평론가는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특정 여론조사가 이런 식으로 중단된 전례를 본 적이 없다"라면서 "적합도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32.7%에서 36.1%로 오히려 전주보다 올라가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심기가 불편했던 것은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어 "만약 누군가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조사는 남겨 두고, 불리한 여론조사는 못 하게 압력을 행사했다면 명백한 선거 개입이고 여론 조작이다"라며 "여론조사는 민심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민심이 움직이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에 조사와 발표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 치명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후보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공정 선거와 국민 여론을 지키기 위해서 선거 개입 및 여론 조작 의혹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