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2분기 실적 예상치 밑돌 것…주가 바닥다지기”

입력 2021-07-13 09:27
수정 2021-07-13 09:28
<p> ≪이 기사는 07월 13일(09:27)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움증권은 13일 녹십자에 대해 올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봤다. 다만 3분기 호실적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의 본계약도 나올 수 있어, 주가는 바닥을 다질 것이란 판단이다.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53만원에서 46만원으로 낮췄다.

녹십자의 2분기 매출은 3794억원,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와 45% 증가한 수치다. 시장 컨센서스는 각각 5%와 18% 밑도는 것이다.

국내 매출은 2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들 전망이다.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와 ‘가다실’의 판매계약 종료 영향이다. 다만 독감 백신 수출이 늘면서, 해외 사업부가 13% 성장하며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마진이 높은 백신 매출의 증가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낮아진 69%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혈액 사업부 매출은 공급 조정에 따라 ‘IVIG’ 37억원, ‘알부민’ 39억원으로 예상했다. 각각 83%와 12% 줄어든 수치다. 헌터라제 수출은 2분기에 정상화될 것으로 봤다. 지난 1분기에는 일본과 중국의 일회성 물량이 반영되며 전년 동기 대비 400% 늘어난 9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61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서는 줄겠지만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란 예상이다.

백신 수출은 62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3% 늘며 해외 사업부를 이끌 것으로 봤다. 녹십자랩셀 등 자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841억원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녹십자의 주가는 2분기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한 상태다. CEPI 본계약 지연 등의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허혜민 연구원은 CEPI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이유로 백신 개발사들이 기존에 계약한 물량이 전부 이행되지 않았고, 코백스(COVAX) 목표 물량 또한 진척도가 5% 수준으로 더디기 때문으로 봤다.

허 연구원은 “CEPI는 연말까지 약 20억 도즈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COVAX는 134개 참여국에 9500만개 백신을 전달했다고 밝혀, 이행률이 5%가 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작년 10월 CEPI와 완제의약품(DP) 계약을 체결한 스페인의 바이오파브리도 아직 본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녹십자 추정실적의 반영 기간을 기존 ‘올 2분기~내년 1분기’에서 ‘올 3분기~내년 2분기’까지로 변경하고, 추정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낮췄다. 또 CEPI와의 본계약 지연으로 올해 가동률을 75%에서 50%로 낮춰 예상했다.

다만 3분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기대했다. 3분기 매출은 4489억원, 영업이익은 66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와 32%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허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에는 백신 매출 성장으로 호실적이 예상되고, 위탁생산(CMO)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며 “모더나 유통 매출과 독감백신 호조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