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선박 오염 방지 필름 개발…노루페인트, 굴·따개비 등 부착 막아

입력 2021-07-12 17:34
수정 2021-07-13 00:51
페인트 전문기업 노루페인트가 국내 최초로 선박용 오염 방지 필름(방오필름)을 개발했다. 방오필름은 선박 표면을 매끈하게 하고 따개비와 굴, 해조류 등 수중 동식물이 붙는 것을 막아 연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노루페인트는 온실가스 저감용 방오 성능을 갖춘 선박용 저마찰 필름 기술의 개발을 마치고 관련 특허권을 출원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노루페인트는 이르면 올 하반기 제품을 출시하고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방오필름은 선박과 바닷물이 닿는 선박 외벽에 부착한다. 선박 조립 과정에서 생긴 철판 이음새 등 거친 표면을 매끄럽게 정리하는 효과가 있다. 노루페인트는 방오필름을 부착하면 데이터상 마찰 저항을 4% 정도 저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만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연간 13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방오필름은 선박에 수중 동식물이 붙는 것도 막는다. 노루페인트 연구소 관계자는 “방오필름을 바른 선박 표면에 따개비와 굴 등이 붙지 않아 무게를 늘리지 않고 배와 바닷물이 부딪치는 마찰력을 줄여 연비를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배를 건조하는 기간을 줄인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조선사들이 사용하는 방오도료(페인트)는 일정 기간 건조하는 기간이 소요된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방오필름은 스마트폰 액정에 보호용 필름을 부착하듯 배의 표면에 붙이기만 하면 돼 공정이 훨씬 간편하다”고 했다. 노루페인트는 국내 대형 조선사가 사용 중인 도료를 방오필름으로 대체하면 공기 단축으로 연간 1700억원의 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오필름 개발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드문 성과로 꼽힌다. 2015년부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이샤크(eShark) 프로젝트가 진행돼 방오필름을 개발했지만 일부 소형 선박에만 시범 적용 중이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58억달러 규모의 세계 방오도료 시장이 2025년 이후에는 방오필름으로 상당 부분 대체될 전망”이라며 “방오필름으로 선박 연비 저감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상용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