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이르면 12일 밤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가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의 2차 수정안으로 노동계는 시간당 1만320원을, 경영계는 시간당 8810원을 각각 제출했다. 최초 요구안보다 노동계는 120원을 깎았고, 경영계는 70원을 올렸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밤에도 결론을 못 내리면 다음날 새벽 제10차 전원회의를 열어 의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제출된 2차 수정안도 격차가 커 접점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오늘은 긴 시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노사 양측에 수정안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며 그 범위에서 3차 수정안을 내라고 요청할 주목된다. 심의 촉진 구간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공익위원들의 기본 입장을 보여줄 수 있어 심의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되는 최저임금위에서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들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노사 양측은 이날도 대립하고 있다.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경영계의 1차 수정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올해보다 약 4000원 높은 수준이라며 "한 달 4000원이 더 생긴다고 한들,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생존 자체가 목표라며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