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11일(14: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정공제회가 유럽 내 바이오 연구시설(라이프 사이언스 오피스·Life Science Office)을 비롯해 물류센터·데이터센터 등 틈새자산 투자에 나선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유럽 내 바이오 연구시설 운영사 카단스사이언스파트너(카단스·Kadans Science Partner)의 일부 지분 투자건에 참여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투자 약정 규모는 약 8000만 유로(한화 약 104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카단스는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 유럽 내 24개 바이오 연구시설과 8개 가량의 개발 건을 보유한 업체다.
카단스는 작년 말 유럽 대형 보험사 악사(Axa)의 자산운용사인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악사IM·Axa Investment Manager)가 미국 투자회사 오크트리캐피털로부터 약 2조~3조원 수준에 인수한 회사다. 악사IM은 이 가운데 35~40% 가량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유치 중이다.
카단스 투자건은 악사의 모집 금액을 크게 넘어서는 투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 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자가 몰린만큼 최종 투자 규모는 악사 측의 조율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행정공제회는 악사의 한국 관계사 격인 교보악사자산운용를 운용사(GP)로 조성한 수억달러 규모의 SMA(별도운영계정) 펀드를 통해 이번 투자에 참여한다. SMA는 운용사에 단독 출자자(LP)로 자금을 맡기고 투자 가이드라인을 부여하는 투자 방식이다.
행정공제회는 바이오 연구시설을 비롯해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소위 '틈새자산'을 이번 SMA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설정했다. 카단스를 시작으로 악사 그룹이 향후 주요 투자자로 주도하는 관련 투자 건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펀드를 채워나갈 계획이다.
바이오연구시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속화한 바이오산업의 빠른 성장세 속에 견고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꼽힌다. 바이오 산업은 스타트업 단계부터 대규모의 연구(R&D)인력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연구의 특성상 비대면 근무가 널리 적용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기업들은 초기 투자금 및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장기간 존속하기에 공실률도 낮은 편이다.
최근 행정공제회는 빠르게 변화하는 대체투자 트렌드에 대응해 투자 자산을 다변화하고 있다. 오피스, 리테일 등 기존의 주류 부동산 자산에서 벗어나 바이오 연구시설과 물류센터 등 틈새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 중이다. 지난 6월 행정공제회는 2017년 유럽 중소형 오피스 중심으로 설정한 SMA펀드를 증액하면서 물류센터, 메디컬 빌딩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했다. 이번 카단스 투자는 이 같은 시도의 연장선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