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일부터 4단계로 격상되면서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출장·회의·교육·회식·사적 약속 등 외부인과 접촉할 수 있는 경로를 모두 금지하고 재택근무 비중을 늘리는 강도 높은 대응을 긴급하게 실시하고 있다. 다시 찾아온 코로나 비상근무…“일사분란하게 대응”11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2일부터 임직원의 국내외 출장을 전면 금지한다. 교육, 회의, 사내 행사 등이 업무 관련일지라도 엄금한다. 실내 공용 공간을 폐쇄하고 사내 카페는 ‘테이크 아웃’만 허용한다. 기존 방역 지침이었던 회식·외부인 출입 금지 등 조치는 이어서 한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유흥시설 등 중점·일반 관리시설 방문을 금했다. 대면 회의, 교육, 행사, 회식 등도 제한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회식 등 행사는 물론이고 경·조사 방문도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최소 탑승 인원을 정하고, 부서별로 구내 식당 이용 시간과 개별 자리를 정해놨다. 다만 회의는 5인 이하로 진행할 수 있다. LG전자도 국내외 출장, 외부인 미팅, 교육을 금지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직원들간 식사와 미팅을 구내 식당으로 장소를 한정시켰다. 대면 활동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엔 임원 승인 하에서 가능하게 바꿨다. GS는 사무실과 엘리베이터에서 전화를 자제하도록 했다. 한화 포스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로 출장, 회식, 행사를 금지한다. 산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작년 코로나 첫 해를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사분란하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보다 재택 근무 늘려…더 조용해진 사옥재택 근무 인원도 기존보다 더 늘린다. 삼성전자 세트부문(모바일·가전)은 조직장의 재량에 따라 30%까지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직원의 30%를 순환 재택했던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직원들을 당초 60% 출근시켰으나 지금은 필수 인력 외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GS는 현재 격일로 적용하고 있는 재택 근무를 확대한다. GS 지주사는 재택 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업무에 꼭 필요할 때만 최소한으로 출근한다.
포스코는 재택 근무 인원을 3분의 2로 늘렸다. 기존엔 직원 중 3분의 1만 집에서 근무했다. 포스코는 또 ‘초등돌봄 재택 근무 제도’를 신규로 도입한다. 직원들이 재택 근무 중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수업을 집에서 원격으로 듣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제도다. 한화는 직원의 절반 이상을 집에서 근무하도록 각 계열사에 권고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등 일부 계열사는 80% 이상 재택 근무를 시행한다.
LG전자는 절반 이상의 직원이 가정에서 일하는 현 체제를 유지한다. 현대모비스도 본사 및 연구소 직원의 절반 이상이 집에서 근무하는 기존 방침을 고수한다. 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인원이 사무실을 비우게 될 것”이라며 “1년 만에 각 기업 사옥이 다시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김형규/박신영/강경민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