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거리두기…'방역수칙 준수'가 대규모 확산 막았다

입력 2021-07-11 16:10
수정 2021-07-11 17:55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 중이던 전시회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면 중단됐다. 서울국제유아교육전·키즈페어 주최회사인 세계전람은 지난 10일 출품업체 관계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출품업체와 관람객 안전을 고려해 남은 이틀간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진행 중이던 행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가 개막 이틀 만에 전면 취소되면서 10일부터 행사장에 설치된 출품업체 전시부스와 전시품은 일제히 철거에 들어갔다. 지난 8일 코엑스 1층 A, B홀에서 개막한 이 행사는 일요일인 11일까지 나흘간 열릴 예정이었다.

출품업체 직원인 A씨는 지난 10일 오전 8시 5분 경 코로나 확진 통보를 받았다. 그는 감염 사실을 즉시 주최 측에 알렸고, 세계전람과 코엑스는 핫라인을 가동해 확진자 동선과 마스크 착용, 취식 여부 등 기초 역학조사 결과를 강남보건소 질병관리과에 전달했다. 동시에 100여 개 출품업체와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행사장을 다녀간 4000여명 관람객에게도 사실을 알리고 진단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자칫 100명이 넘는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이어 대규모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발빠른 대처가 대규모 감염 확산을 조기 차단했다. 무엇보다 A씨가 별다른 증상이 없었음에도 최대한 접촉을 피하고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것이 주효했다.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방역수칙만 제대로 지키면 대규모 확산은 충분히 막을 수 있음이 이번에도 증명된 셈이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무증상 감염으로 파악됐다. 전시장 안에 머무는 동안 줄곧 마스크를 착용한 A씨는 행사장은 물론 코엑스 일대 식당, 흡연실 등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부인과 자녀 등 가족은 이날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강남보건소는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날 "확진자가 방역수칙을 잘 이행해 추가 조치 없이 전시회를 정상 개최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주최 측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주최 측은 이날부로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출품기업과 지난 이틀간 행사장을 다녀간 관람객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세계전람은 행사 홈페이지 안내를 통해 "강남보건소로부터 행사를 정상 개최해도 된다는 의견을 받았지만 산모, 유아 대상인 행사인 만큼 출품기업과 관람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2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 2주간 내려진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서 전시·박람회는 입장인원을 면적 6㎡당 1명으로 제한해 열 수 있다. 콘퍼런스와 세미나, 학술대회 등 컨벤션 행사는 두 자리 띄우기, 자리 간격 2m를 유지해야 한다.

코엑스, 킨텍스 등 수도권 전시장에서 이번주 열리는 행사들은 일제히 방역관리 강화에 나섰다.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15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골프·캠핑박람회는 아예 행사 일정을 뒤로 미뤘다. 다른 행사들도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른 방역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 한국전시산업진흥회는 지난 7일부터 전국 전시장과 전시주최자, 전시디자인설치사업자, 전시서비스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방역관리 특별강화에 나섰다.

한 전시주최사 관계자는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가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가라앉지나 않을까 걱정"이라며 "최대한 안전한 상황에서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행사장 내 4~5단계 방역 조치 외에 사전 예약제 운영, 관람시간 단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