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결정을 재차 미룬 가운데 전반적인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스카이브릿지캐피탈이 신청한 '스카이브릿지 비트코인 ETF' 상품의 상장 승인 여부 결정이 연기됐다. SEC는 "스카이브릿지 비트코인 ETF 검토 기간을 45일 연장하겠다"며 "다음 달 25일까지 이에 관한 검토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EC가 비트코인 ETF의 승인 결정을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비트코인 ETF 승인이 두 차례 미뤄졌으며 갤럭시디지털, 피델리티 등의 금융사 또한 SEC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비트코인 ETF 승인 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티모시 마사드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비트코인 ETF는 승인돼야 한다"며 "투자자와 규제 당국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의 무결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해야 한다"며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면 투자자들은 거래소나 지갑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비트코인 ETF 승인 기대감이 약화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강도높은 암호화폐 규제안을 준비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EU가 준비중인 이번 암호화폐 규제안에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암호화폐의 송금 및 수신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국의 정부 기관으로 구성된 새로운 자금세탁방지기구(AMLA)를 출범하는 내용도 규제안에 포함됐다. EU는 "이번 규제안은 모든 회원국에 구속력을 지닐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8일 오후 7시 비트코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전일 대비 2.77% 내린 3864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서는 전일보다 6.15% 하락한 3만2551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대형 알트코인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더리움은 업비트 기준 전일 대비 5.37% 하락한 257만원, 리플은 전일보다 3.92% 내린 7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정보 플랫폼 블루밍비트에 따르면 김치 프리미엄은 3% 수준을 기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