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실패한 부산시와 부산 기업들이 미술문화 재건에 나섰다.
부산시는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와 기존 공립미술관을 리노베이션해 국제 관광도시 부산의 위상에 걸맞은 시립미술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8일 밝혔다.
시는 1단계 북항재개발 구역 내 3만㎡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1812억원 규모다. 전시실과 자료실, 수장고, 야외공원 등을 마련해 조성 중인 부산오페라하우스와 연계, 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프랑스 퐁피두센터,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국인으로 세계적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주세페 판자 등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세계적인 미술관의 아시아 분관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부산의 공립미술관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시립미술관은 2023년 3월 착공해 2024년 4월 재개장을 목표로 26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설계비로 13억원이 반영됐다.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23억5000만원을 투입해 항온항습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장고 등을 증축한다. 현대미술관은 내년 본예산 편성에 야외·특별전(10억원), 소장품 구입(20억원)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방탄소년단(BTS)이 방문해 유명해진 이우환공간의 활성화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기업가들도 미술관 문턱을 낯춰 미술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나섰다. 부산 기업들은 부산시립미술관을 후원하는 ‘사단법인 비마엔(BMAN)’을 이날 출범했다. 비마엔은 부산시립미술관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전시 사업과 학술·교육, 문화 행사, 작품 기증 등을 추진해 미술문화 발전과 미술 생태계 구축에 힘써 나갈 계획이다. 박종호 센텀의료재단 이사장, 윤성덕 태광 회장, 백정호 동성케미컬 회장, 조용국 코렌스 회장, 박명진 고려개발 대표 등이 참여했다. 박태원 부산미술협회 이사장과 손영희 아트부산 이사장, 남은진 아트소향 대표도 실무를 맡았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