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의 배터리 연구개발(R&D) 비용을 최대 50%까지 세액공제해주는 등 K배터리 육성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적극 육성해 수요·공급 기업 간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충북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배터리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배터리 제조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세법 개정을 통해 R&D와 설비투자 비용에 대해 대대적인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2차전지 핵심 기술을 ‘국가 전략기술’로 선정해 공제 폭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대기업의 R&D 비용 세액공제는 기본 2%다. 이를 최대 4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최대 50%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또 현행 1%에 불과한 대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도 최대 10%까지 올려주기로 했다. 중견기업에 12%, 중소기업은 20%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배터리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오창 소부장특화단지에서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이 공동 R&D를 추진할 경우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2차전지 산업 협력 모델화 지원방안은 올 하반기 마련한다.
‘800억원+α’ 규모의 R&D 혁신 펀드도 조성한다. 2차전지 소부장 중소기업의 R&D를 지원하는 용도다.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300억원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가 2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전고체, 리튬황, 리튬금속 등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를 지원하는 대규모 R&D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연간 50명가량 배출되는 배터리 전문인력을 1100명 규모로 대폭 확대한다. 우수한 인재 확보가 산업 육성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장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차전지 제조·공정 인력 양성 플랫폼’도 2023년부터 구축할 계획이다.
2차전지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신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연안 선박용 전기추진 선박 개발 및 실증 사업을 벌이고, 2025년 플라잉카(UAM)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용 2차전지 등 핵심부품 개발을 지원한다. 전기 굴착기에도 보조금(대당 1200만~2000만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가 우리 몸의 머리 같은 존재라면, 배터리는 동력의 원천인 심장”이라며 “배터리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주력산업으로 키워가기 위해 정부가 전방위적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