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발상의 전환' 애슐리 다시 일으켰다

입력 2021-07-08 17:30
수정 2021-07-15 15:28

코로나19 장기화는 외식업계에서도 특히 사람들이 모이는 뷔페 식당에 재앙이었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뷔페 브랜드 ‘애슐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매출이 1465억원으로 전년(2515억원) 대비 40% 급감했다. 폐업이 속출하는 뷔페시장에서 애슐리는 단 1년 만에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변신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6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매장 전략을 버리고 가정간편식(HMR), 배달음식 등 빠른 성장분야에 도전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출 반토막 위기서 1년 만에 급성장 한경-비씨카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비씨카드 가맹점 기준 종합뷔페의 지난해 월평균 매출은 307만6986원이었다. 전년(542만46원) 대비 50.2% 급감했다. 118개 업종 중 해물뷔페(87.7%), 국도휴게소(83%), 한식뷔페(76.6%)에 이어 네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폐업한 종합뷔페는 311개에 달한다. 그만큼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의미다.

애슐리 경쟁업체들의 사정도 다를 바 없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뷔페 브랜드 계절밥상의 매장 수는 2019년 15개에서 지난해 13개, 올해는 1개로 줄었다. 2019년 12개였던 신세계푸드의 올반 매장도 1개밖에 남지 않았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랜드이츠 경영진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신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대표적인 분야가 간편식이었다. 간편식 브랜드 ‘애슐리 홈스토랑’ 육성에 공을 들였다.

애슐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축적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기 메뉴를 선정, 밀키트와 냉동간편식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대표적인 예가 ‘애슐리 시그니처 스테이크’다. 애슐리는 집에서 직접 하기엔 손이 많이 가는 손질 과정이나 소스를 개발해 제품에 적용했다. 오일, 허브 마리네이드와 저온 숙성 과정을 거친 소고기 부챗살과 시중에서 파는 제품과 다른 스테이크 소스를 넣었다. 이 제품은 출시 첫 달에만 3만 개가 팔렸다.

라이브 방송, 온라인 등 유통 채널에서 기획전을 열어 회당 2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들어 애슐리 홈스토랑의 월평균 매출은 350% 증가했다. 1인~가족용 상권별 특화 메뉴 배달배달음식 개발에도 나섰다. 2019년 10월 일부 매장을 배달 파일럿 매장으로 전환, 시범 운영하던 애슐리는 지난해 43개, 올해 60개 매장에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배달 서비스에서도 지역별 차별화 전략을 썼다. 상권별로 각기 다른 메뉴를 개발한 것. 상권은 오피스·상가 밀집 지역, 1인 가구 지역, 가족단위 타운으로 나눴다. 오피스 상권에선 점심 시간에 먹기 좋은 샐러드와 2인 세트 메뉴, 1인 가구 상권에선 파스타 등 1인 메뉴, 가족단위 상권에선 3~4인용 홈파티 세트 메뉴와 폭립, 스테이크 세트 메뉴 마케팅에 집중했다. 애슐리 배달 서비스인 ‘애슐리 홈뷔페’ 매출은 올 들어 월평균 10%의 성장세를 보였다.

기존 매장은 고급화했다. 애슐리의 고급 뷔페인 ‘애슐리퀸즈’ 매장은 2019년 7개에서 최근 66개로 급증했다. 해외여행 등을 가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고급 레스토랑 등에서 돈을 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지난 4월 문을 연 제주도 서귀포 켄싱턴리조트 애슐리퀸즈는 점심과 저녁 모두 평일에는 한 시간, 주말에는 두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