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설까지…삼성전자 '계륵' 취급 받던 LED사업팀의 부활

입력 2021-07-08 14:39
수정 2021-07-08 16:13

한때 철수설까지 돌았던 삼성전자 LED(발광다이오드)사업팀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실내 조명시장과 차량용 헤드램프 등에서 입지를 다지며 삼성전자 내 히든챔피언으로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LED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131억 1300만달러(약 15조원)으로 이 가운데 실내외 조명시장이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내외 조명시장에서 2018년 4위에서 지난해 2위로 올라서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실내외 조명업체에 LED 부품 및 모듈을 공급한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LED사업팀이 겪어온 굴곡진 여정을 감안했을 때 이정도 성과를 올린 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LED사업팀은 한 때 삼성전자 내부에서 가장 촉망받는 부문이었다. 고 이건희 삼성회장은 2010년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LED 사업을 선정했다. 하지만 2011년 말 동반성장위원회가 LED 조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대기업들의 국내사업이 막히자 빈자리를 해외기업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2015년엔 LED사업부가 LED사업팀으로 격하되면서 삼성전자 내 '계륵'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LED사업팀에선 꾸준한 기술 혁신으로 해외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최근엔 차세대 전장사업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헤드램프에 사용될 LED 패키지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해당 기업에◁ LED 패키지를 납품하면서 다른 고객사들의 주목도 같이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월엔 차량용 LED 모듈 제품 ‘픽셀 LED’를 출시하고 지능형 헤드램프(ADB)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픽셀 LED는 전방에서 운행하는 차량이나 반대 차선에서 마주 오는 차량의 주행 상황에 맞춰 정밀하게 헤드램프를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대엔 에너지 효율과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 차량용 LED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차량용 LED 시장이 성장하면서 삼성전자 내 LED사업팀의 역할도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