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81홀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 골프장인 전북 군산시 군산CC의 지분 50%가 시장에 나왔다.
8일 국내 골프장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군산CC 공동 창업주 중 한쪽이 지분 전체를 매각하기로 했다. M&A를 전문으로 하는 이촌회계법인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됐다. 주관사 측은 다음달 13일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군산CC는 424만㎡ 부지에 박현규·김춘동 공동 창업주가 총 965억원을 절반씩 투자해 2005년 11월 개장했다. 군산CC 인근 베어포트CC(회원제 18홀)는 지난 6월 익산관광개발이 1019억원(홀당 매매가 56억6000만원)에 인수했고, 김제 스파힐스CC(대중제 18홀)는 현대자산운용이 약 800억원(홀당 약 44억원)에 거래했다. 업계에선 군산CC의 지분이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 창업주가 2년씩 번갈아 경영을 맡아온 군산CC의 실적은 국내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그다지 좋지 못하다. 지난해 매출은 215억원으로 전년보다 19.4% 증가했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39.6%로 전북 10개 대중골프장 평균(50.2%)보다 10.6%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홀당 이용객 수는 2512명에 그쳤다. 전북 대중골프장 평균(4450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오고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면 경영수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군산CC 이용료는 주변 대중골프장보다 3만원 이상 싸다. 부안·남원코스 이용료는 주중 14만2000원(주말 18만2000원)으로 전북 대중제 평균 가격보다 3만3000원 저렴하다. 1인당 객단가도 2016년 12만9000원에서 카트피를 받지 않은 2017년 이후 10만5000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군산CC 관계자는 “정부의 골프 대중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카트피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군산CC는 27홀로 시작해 골프장을 확장하면서 입장료와 식음료값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골프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 골프장을 저렴하게 빌려주거나 스폰서로 참여해 무상으로 골프장을 개방하는 대회도 올해 104개나 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2부)투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스릭슨(2부)투어, 각종 아마추어 대회가 매년 군산CC에서 열리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