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종업, B.A.P 품고 솔로로…"이젠 자기주도형 아티스트"

입력 2021-07-08 17:30
수정 2021-07-08 17:31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성장형'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그룹 B.A.P로 활동하다 이제는 솔로 가수로 명함을 내민 문종업은 하나씩 자신의 것을 쌓아가고 있다는 만족감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실력파' 아이돌로 주목받았던 B.A.P였던 만큼, 과거의 활동은 음악적으로 좋은 자양분이 됐다.

문종업은 8일 오후 6시 첫 번째 솔로 앨범 '어스(US)'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US'를 비롯해 선공개곡 '파인드(Find)'와 '포토(Photo)', '고업(GOUP)', '헤드에이크(HEADACHE)'까지 총 다섯 곡이 수록됐다.

지난해 5월 데뷔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의 컴백. 문종업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오랜만의 컴백이라 설레고 기대도 된다. 팬들이 사랑을 표현해 주는 걸 보면서 '아 내가 아이돌이었지'라는 생각도 다시 들었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솔로 아티스트로 처음 발매하는 미니 앨범인 만큼, 문종업은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등 열정을 쏟아부었다. 곡 작업은 물론, 앨범 커버에도 관여하고 뮤직비디오 팀과 안무 팀도 직접 꾸리는 등 그야말로 모든 부분에 그의 손길이 닿았다. 문종업은 "항상 내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정말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종업은 'US'를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자신을 알리는, 시작의 앨범이라고 했다. 그는 "전곡 작업에 참여했는데 각 노래의 장르가 다 다르다. '나의 색깔, 내가 하는 음악은 이런 거다'라는 걸 보여주면서 보여주고 싶었다. 참여도가 높고, 회사도 원하는 방향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이 앨범은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앨범이지 않을까 싶다. 나의 첫 시작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밝혔다.


각 트랙을 소개하는 문종업의 모습을 보니 그가 왜 "모든 곡에 애정이 크다"고 하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수록곡 '고업'은 1, 2년 전 완성됐으나 드디어 빛을 보게 됐고, 방용국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포토'는 4년 전 만들어 콘서트에서도 공개한 바 있는 곡으로 이번에 정식으로 발표하게 됐다. 그야말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노래들을 첫 미니앨범에 실었다.

타이틀곡 'US'는 히트메이커 라이언 전이 프로듀싱했다. 이 또한 "숨겨놓고 있다가 앨범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타이틀로 가자고 이야기했다"고. 문종업은 "듣자마자 너무 좋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좋아서 이 곡은 꼭 달라고 했다. 내 취향과 맞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줄 수 있는 곡이라 생각했다.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건 정말 잘 한 선택인 것 같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라이언 전과의 작업을 떠올리며 "속도가 정말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해 나도 빨리 배우고,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피처링진도 인상적이다. 매력적인 보컬의 문수진, B.A.P 전 멤버 방용국, 래퍼 EK 등이 참여했다. 피처링 선정 기준에 대해 묻자 문종업은 "개인 취향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다"고 답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번 트랙 '포토'다. 여기엔 B.A.P로 함께 활동했던 방용국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문종업은 "콘서트에서 공개한 적이 있기 때문에 팬들은 영상으로만 들을 수 있던 노래가 '포토'였다. 용국이 형이 최근에 전역을 해서 타이밍이 잘 맞는다 생각해 피처링을 제안했다. 새롭게 랩을 만들고 분량을 늘려서 좋은 퀄리티로 재탄생했다. 내겐 추억이 있는 의미 있는 노래다"고 털어놨다.


솔로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가수들에게는 주로 이전 그룹에서 벗어나, 떠나, 딛고, 지우고 등의 말이 붙지만 문종업에게는 '품고 간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듯했다. 앨범 'Thanks To'만 봐도 '영원한 리더 용국이형', 'B.A.P 사랑합니다'라는 인사가 적혔다. 과거의 활동 경험은 솔로 가수로서의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동기이자 동력이 됐다.

역시나 문종업은 자신의 강점으로 "다수의 무대 경험"을 꼽았다. 그는 "B.A.P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투어를 하면서 어떻게 해야 더 좋은 무대를 완성할 수 있을지 나만의 생각이 생겼다. 그런 부분에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전부 나 홀로 채워야 하니 부담감도 있지만 또 발매한 뒤에 확실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많이 배울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B.A.P 멤버에서 나아가 솔로 앨범을 주도하는 '자기주도형 아티스트'가 됐다는 문종업. 그는 "주변에서 날 도와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책임감을 느낀다. 더 열심히 잘 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그분들도 만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많은 분들이 솔로 문종업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방송에 많이 출연해서 기억에 남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음악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느냐는 물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줄 수 있는 곡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친근한 느낌의 가수였으면 한다. 아이돌을 할 때는 신비주의 때문에 조금은 대중과 먼 느낌이 있었는데 솔로로는 더 가깝게, 친근감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 솔로 가수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