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두 명의 공동대표가 각각 여야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밀접한 연을 맺고 있는 로펌이 있어 주목을 끈다. 강금실(사법연수원 13기)·윤기원(16기)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원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21일 열린 구성원 회의에서 이 로펌 공동대표로 재선임됐다.
원을 2009년 공동 설립한 윤기원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충암고 동기동창이다. 법조계에서는 고(故) 윤홍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와 함께 ‘충암고 3윤(尹)’으로 불린다. 윤 전 총장과는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같이 다닌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원 창립 당시 고문 변호사로 합류했다가 2018년 공동대표가 된 강금실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지사의 후원회장을 최근 맡게 됐다. 이 지사는 강 대표 영입 배경에 대해 “인권변호사 출신이라 서로 가치관이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후원회장 자리가 정치를 하는 자리는 아니기 때문에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이 지사, 윤 전 총장과의 연만 놓고 보면, 두 대표의 관계는 ‘한 지붕, 두 가족’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윤 대표의 인생궤적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윤 대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 추천으로 국가인권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의 친구이기도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민변 부회장,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 대표와도 접점이 넓다. 법무법인 원 소속 변호사는 “차기 유력 대선 주자들과의 인연은 두 대표의 사생활일 뿐 내부적으로 소속 변호사들이 눈치를 볼 일은 없다”며 “두 대표가 본격적으로 정치에 나선 것도 아닌데, 그다지 우려할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