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가 K-바이오(BIO) 랩허브 구축을 위한 공모사업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새로운 혁신 기술을 활용해 감염병 치료제, 백신 등 신약을 개발하는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11개 시도가 신청했으나 현장평가를 통과한 충북 등 5개 시도만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발표 평가를 앞두고 마지막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K-바이오 랩허브 사업은 모더나를 배출한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신약개발 등 생명공학 분야 창업기업 지원을 위해 실험·연구, 임상·시제품 제작 등의 시설을 갖추고, 산학연병이 협력하여 단기간에 신약개발이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신약개발 창업기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와 ‘산학연병 협력’이다.
미국 유전·생명공학 분야 전문 매체 젠(Genetic Engineering & Biotechnology News)은 2019년 9월 리포트에서 미국 바이오제약 클러스터 중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보스턴·캠브리지, 샌프란시스코의 성장과정을 2단계로 분석해 발표했다. 1단계는 클러스터 개발과 성장 단계로 평균 25년 이상 소요됐다. 2단계는 클러스터 발전을 견인하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 진입 구간으로, 보스턴·캠브리지와 샌프란시스코 클러스터는 현재 2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VC펀딩, 특허지원 등으로 더욱 강력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보스턴의 랩센트럴이 탄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보스턴에서 2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신약개발에 필요한 인프라와 산학연병 협력 기반이 충실히 마련된 기반이 있어서다. 여기에 랩센트럴이라는 창업 지원시스템(VC펀딩, 특허지원 등)이 결합되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하는 K-바이오 랩허브사업은 대한민국이 신약개발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또 하나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다만 바이오클러스터가 이미 완성 중인 곳에 유치되었을 때 그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K-바이오 랩허브가 성공하기 위한 후보지의 필수조건은 여섯 가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①바이오 창업 및 성장 전주기 맞춤형 프로그램 및 네트워크 지원이 가능한 곳 ②K-바이오 랩허브의 고유 기능인 바이오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 ③창업 기술 및 예비창업자 수요가 많고 실제 바이오 창업이 활발한 곳 ④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고 상생 협력하는 곳 ⑤활발한 정부 및 민간 투자가 일어나는 곳 ⑥바이오 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관련 산·학·연이 밀집한 곳이다.
충북은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시작과 성장을 20년 이상 견인해 왔다. 정부는 준비된 토대위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준의 의료산업 집적지를 조성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하는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공공기관인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대 국책기관,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등 6개 국가메디컬 시설, 국가임상시험센터 등 중요한 지원 기관이 입주해 있다.
또한 충북산학융합본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 카이스트, 고려대, 연세대, 충북대 의·약대, 153개의 기업과 132개의 연구지원시설이 집적되어 있어 산학연병 협력의 최적지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2027년 오송 제3생명과학국가산업단지가 준공된다면 미국 보스턴·캠브리지 클러스터처럼 1단계 구간을 지나 2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K-바이오 랩허브가 유치되어 창업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로 모더나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 배출은 물론, 2030년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세계 5위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 혁신성장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