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한인타운의 한 스파에서 트랜스젠더가 여탕에 출입한 사건이 성 소수자 권리 찬반 단체의 충돌로 번졌다.
5일(현지시간) LA타임스, 인디펜던트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 LA 한인타운의 한 스파 앞에서 인권 단체와 성 소수자를 반대하는 종교 단체가 각각 시위를 벌이다 물리적으로 부딪혔다.
찬성과 반대 문구가 쓰인 깃발을 들고 시작된 집회는 다툼으로 번지다 이내 서로를 구타하기에 이르렀다. 인권 단체는 "성전환자도 똑같은 여성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는 반면, 종교단체는 "아이들을 구하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집단 구타를 당해 피를 흘리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불법 시위"라며 집회 강제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저항,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6일 SNS를 통해 알려진 트랜스젠더의 스파 여탕 출입 문제에서 비롯됐다.
온라인 상에서 공개된 영상에는 한 고객이 스파 직원에게 "왜 남성을 여탕에 들여보내냐"고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여성은 "남성이 여탕에 들어와 신체를 보여줘도 되는 것이냐"며 여탕에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스파 업소는 성명을 내고 "성 소수자의 차별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법에 근거해 고객을 입장시킨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후 현지 보수 단체는 스파 업소 앞에서 트랜스젠더의 여탕 출입 허용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고, 이에 성 소수자 권리 옹호 단체가 맞불 집회를 벌이면서 결국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상자는 5명으로, 3명은 집단 구타를 당했고 나머지 2명은 치명적인 무기로 공격을 받았다. 아직까지 폭행 혐의로 체포한 사람은 없으며, 경찰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