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의 절반 수준"…7호선 타고 실수요자들 몰렸다

입력 2021-07-07 07:48
수정 2021-07-07 10:32

인천 부평구와 서구 등에서 아파트 값이 강세다. 새 아파트들의 가격대가 치솟으면서 그간 저평가됐던 구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을 따라 서울에서 집을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석남동과 가좌동을 비롯해 부평구 산곡동 등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신고가 행진도 이어졌다. 서구 가좌동 가좌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59㎡는 지난달 11일 4억5000만원에 팔렸다. 4개월 전 신고가보다 7000만원 비싼 수준이다. 부평구에서는 부평동 부평대림 전용 84㎡가 지난달 초 5억원에 거래돼 지난 4월 거래된 4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더 비싸게 팔렸다.

인천 부평구 J공인 중개 관계자는 "서울에서 전세로 살고 있던 수요자들이 경기도가 워낙 오르다 보니 그간 저평가됐던 인천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교통이 유리한 곳으로 유입되면서 부평이나 서구 쪽 오래된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서울 지하철 7호선은 기존 종착역인 부평구청역에서 석남역을 잇는 석남연장선이 개통됐다. 산곡역과 석남역이 신설되면서 인천 1호선과 2호선 간 환승체계가 형성됐다. 서울 도심으로의 이동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석남역에서 청라국제도시까지 추가 연결하는 청라 연장사업(2단계)는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교통망 확충이 이미 완료된데다 집값이 비교적 낮다보니 실수요자들을 끌어들였다는 게 현지에서의 의견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인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3718만원으로 서울(11억346만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외지인들의 인천 아파트 매입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부동산 정보 제공 앱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5월 기준) 인천의 서울 매입 비중은 36.91%를 기록했다. 외지인 전체 거래 5773건 가운데 2131건을 차지했다. 직전 3개월 매입 비중인 32.31%(외지인 전체 5490건, 서울 매입 1774건)보다 4%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편 인천 아파트값은 상반기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마지막주까지 인천 아파트 매맷값은 11.84% 급등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가격이 많이 오른 제주(10.42%) 경기(10.33%) 등보다 1%포인트 넘게 차이 난다.

인천내 8개 구(區)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연수구로 올 상반기에만 17.96% 급등했다. 인천 서구가 12.45% 뛰어 연수구의 뒤를 이었고, △부평구(11.15%) △남동구(10.43%) △미추홀구(10.30%) △중구(9.93%) △계양구(9.08%) △동구(7.17%) 순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