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카카오 '전기차 충전' 주도권 전쟁

입력 2021-07-06 17:22
수정 2021-07-07 01:00
전기차가 크게 늘면서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빅2’의 충전 시장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사업자(CPO), 공공기관 등과 발 빠르게 동맹을 맺고 플랫폼 내 신규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은 CPO별로 제각각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자사 내비게이션 플랫폼 방식으로 통일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전기차는 13만4962대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연합군 늘리는 티맵모빌리티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에만 전기차 충전 관련 기업 5곳과 사업협력(MOU)을 체결했다. 지난달 말엔 전기차 충전기 개발기업 스타코프와 손잡았다. 스타코프는 일반 콘센트로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하는 ‘과금형 콘센트’ 단말기를 제조한다.

티맵모빌리티는 전기차 충전사업자 에버온, 전기차 충전소 정보서비스기업 소프트베리와도 공동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에버온과는 전기차 운전자용 멤버십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한다. 소프트베리와는 충전시스템 연구개발과 전기차 사용자 대상 마케팅 등을 함께 벌일 예정이다. 지난달 초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는 차지비, 국내 최대 규모 급속·초급속 충전 인프라기업 대영채비와도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전력과 환경부 등 공공기관과도 전기차 충전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전과 맞손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CPO와 협력해 플랫폼 기반 전기차 충전·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내비를 통해 대영채비의 급속 충전소를 찾아 전기차를 충전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식이다. QR코드를 스캔해 충전소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들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월엔 한전과 전기차 충전 MOU를 체결했다. 한전은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비중(9.6%)이 가장 크다. 급속 충전 시장 비중만 33%에 이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전의 전기차 충전 중개 플랫폼인 ‘차지링크’ 서비스를 카카오내비와 연동하기로 했다.

양사는 각각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 신규 먹거리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전기차 이용자가 충전소 위치를 검색해 찾아갈 때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월간활성사용자 수(MAU)가 1300만 명이 넘는 티맵을, 카카오모빌리티는 MAU 600만 명 규모 카카오내비를 운영하고 있다.

티맵과 카카오내비는 충전소 검색·예약, 충전료 결제 등 전기차 이용에 필요한 서비스 전반을 앱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기차를 충전하려면 일정 시간 주차해야 해 주차료 결제도 새 먹거리로 삼을 수 있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통하면 전기차를 타는 이들의 충전소 이용 패턴부터 결제 내역 등 각종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각 플랫폼이 여러 가지 생활서비스를 엮어 전기차 운전자용 구독형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