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풀어 쓴 '스토리텔링 성경'

입력 2021-07-06 17:17
수정 2021-07-14 14:53
성경은 기원전 1400년경부터 기원후 100년경까지 1500여 년에 걸쳐 40여 명의 저자에 의해 모두 66권으로 기록된 책이다. 지금부터 2000~3500년 전 고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고대 중근동 지방의 역사, 지리, 언어, 풍습 등을 배경으로 하기에 별도의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국내 최대 기독교 출판사인 성서원이 주석과 해설을 곁들여 이야기로 풀어쓴 ‘확대판 성경’인 《스토리텔링 성경》(사진)을 출간했다.

《스토리텔링 성경》은 성경의 전체 장과 절을 하나도 생략하지 않고,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게 평이한 문체로 전후 설명을 보태 다시 썼다. 예를 들어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힌 여자(요한복음 8장)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예수 선생, 우리가 이 여자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소?”라며 유대교 랍비의 말을 현대적인 대화체로 표현했다. 이어 당시 유대 랍비들이 정죄한 큰 죄 세 가지를 해설해 예수의 말씀이 나온 배경 등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책은 주석과 해설 등의 내용까지 담은 까닭에 원래 성경 본문보다 2~4배가량 분량이 많다. 지도, 삽화, 사진, 그림 등도 곳곳에 배치해 이해를 돕는다. 출애굽기 12장의 유월절 부분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집집마다 어린 양을 한 마리씩 골라 유월절 희생 제물로 잡으십시오. 어린 양을 잡으면 대야에 담아놓은 그 피를 우슬초 묶음으로 적셔서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바르도록 하십시오.” 왜 우슬초일까. 기독교 성지에서 흔히 발견되는 우슬초는 잎사귀에 잔털이 많아 액체가 쉽게 들러붙는다. 그래서 희생 제물의 피를 찍어 바르거나 흩뿌리는 정결 의식을 집행할 때 종종 사용됐다고 책은 설명한다.

시인인 김영진 성서원 회장과 강정훈 늘빛교회 목사, 천종수 성서원 편집위원장이 책을 썼고, 국내 최고의 성경 번역가로 손꼽히는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가 감수했다.

김 회장은 “성경 본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 열 번을 읽는 것보다 스토리텔링 성경을 한 번 정독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